좋은 동료를 발견할 때

포켓몬스터 찾는 듯한 소소한 즐거움

by 성경은

각박한 사회생활에서 좋은 동료만큼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물론 어떤 사람이 '좋은' 동료인가의 잣대는 모두에게 다를 거라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직장생활의 고충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정서적 공감이 가능한 동료가 좋은 동료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같이 일하면 성과를 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라 윈윈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좋은 동료일 수도 있고, 그 이외 여러 가지 다양한 평가 기준이 있을 것 같다. 나의 좋은 동료 기준도 하나는 아니고 다양한데 대충 아래와 같지 않나 싶다.

결재자라면 내가 하는 일, 내가 가는 길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이를 테면 결재를 째깍째깍 해준다).

뭘 같이 한다면 대답이나 피드백이 빨리 오는 편이라 재차 재촉하지 않아도 된다.

항상 예의 바르고 친절하고 신중하며 겸손한 태도를 가지고 있어 거슬림이 없다.

좀 느리거나 어딘가 살짝 거슬리는 것이 있을지언정 일을 확실하게 잘해줘서 같이 일하면 훌륭한 성과가 나오므로 나머지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상당한 지식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서 배울 것이 있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내가 잘하지 못하거나 어렵게 해내는 일을 옆에서 쉽게 해결해 준다.

어디에도 크게 도움이 되는 느낌은 없지만 그냥 같이 일하기에 기분 좋고 신나고 재밌다.

직접적으로 같이 일할 기회는 거의 없지만 가끔 만나 이런저런 수다 떨고 정보를 나누기 좋다.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누가 좋은 동료인지 아닌지는 같이 일을 해보거나 아무튼 만나서 겪어보지 않으면 알기 쉽지 않다. 아무리 평판이 좋은 사람이라도 실제로 같이 일을 해보거나 만나보면 나한테는 별로 좋지 않은 동료일 수도 있고, 나와 결이 너무 다를 수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항상 편견 없는 마음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일을 해보면서 좋은 동료를 발견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서 가끔 가다 좀 믿을만한, 괜찮은, 마음에 드는, 잘 맞는, 좋은 동료들을 발견하면 아주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 어느 한 팀에 대략 10명이 있다면 (행정실이든 다른 과 교수들이든) 그중에 괜찮은 딱 한 명이 누군지만 알면 그다음엔 뭐든 일이 쉬워진다. 매일 그 한 명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고 있다. 일이 많거나, 사람 스트레스를 받는 등 직장 생활이 항상 하하호호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학교는 넓고 8년이 지나도 계속 좋은 동료들을 여기저기서 발견하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어서 더 견딜만한 것이 아닌가 싶다. 포켓몬스터를 찾는 그런 퀘스트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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