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 & 카르마

by 다미

어젯밤, 한숨도 못 잤다. 카르마 때문이었을까. 무엇이 나를 불면의 밤으로 이끌었는지, 아직도 고를 말을 찾지 못해 조용히 입을 다문다.

‘카르마’란 말을 들으면 어쩐지 인도의 향과 불경 소리, 그리고 어딘가 익숙한 목소리가 떠오른다.

바로 지드래곤(GD)이다.

그의 곡 Drama의 가사에는 ‘카르마’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GD가 언급한 카르마라는 단어는 나의 뇌리에 박혀 계속 맴돌았다.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하나의 철학처럼 들려서일까.

무릇 그에게 카르마란 어떤 숙제일지 궁금해진다. 어쩌면 나도 그와 얽힌 카르마가 남아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일까. 섬뜩한지 식은땀이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다.

10년 전, 꿈에서 그를 만났다. 하늘 끝 같은 아주 높은 곳에서 그와 마주했던 최초의 악수 같은 순간을 난 잊지 못한다.


그 후 쭉 소식이 들려오면 듣고, 묵묵히 응원했다. 그의 음악은 늘 나의 편견보다 더 깊고, 더 아팠고, 더 단단했다.

안티프래질(anti-fragile). 깨질수록 강해지는 존재. 그는 그런 사람이었고, 어쩌면 나 또한 그렇다.

카르마와 <소년이여>는 서로 의미가 깊다. 소년이여는 GD가 20대 초반에 활동했던 곡인데 작사 작곡에 직접 참여했다고 한다. 소년 권지용이 꿈을 향해 독기를 품고 달려온 시간들 속에서 그는 항상 소년의 모습이었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며 살아온 날들 속에서 소년의 형상이 삶에 계속 덧대어지는 게 어쩌면 그의 카르마가 아닐는지 싶다.

권지용이 카이스트 교수로 임용된 후 발언대에 오른 기록을 살펴보았다. 좋은 질문을 만들어내려 하고, 딴생각에 종종 빠지기도 한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어릴 적부터 내가 살아온 세계도 그와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세상이었던 것 같아서다. 남들과 같이 있는데 나는 딴 세상에 빠진 것도 같고, 어딘가를 갔다 온 것도 같은 느낌 말이다. 그곳은 분명히 영감의 원천이자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터가 아닐까 싶다.

김이나 작사가와 함께 한 라디오 자리에서, 권지용은 완성과 완벽이 다르단 말도 했다. 큰 깨우침을 얻었다. 완성을 추구하는 게 어른으로서의 도리이고, 완벽이 오히려 미숙한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이 아닌가 하는 나의 해석을 가미해 본다.

오늘 여러분께 시간이 있다면, 권지용의 곡들 중 <소년이여>, 그리고 <보나마나>를 넌지시 추천한다. 소년이여는 아이유가 언급한 곡이라, 보나마나는 그냥 내가 좋아서이니 깊이 고민하지 않고 접해주셨으면 한다.

소년은 여전히 걷고 있다.

그의 음악은 더 이상 귀가 아프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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