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Some 타다

by 노영임


썸Some 타다


나 좋아해? 난, 너 좋아! 까놓으면 좀 좋아.


웬일이죠? 어~ 그냥, 전화 한번 해 봤어요. 어디예요? 요 근처 지나다가 생각나서. 꼬리 잡힐까 말까? 나 잡아 봐라 용용! 살짝 금 밟을까 말까, 속을 보일까 말까? 한 발짝 다가오면 두어 걸음 뒤로 빼고. 토끼란 놈이 간을 넣었다 뺐다하듯 슬쩍슬쩍 간 보며 순진한 척 딴청 피우다가


시치미 뚝, 잡아떼곤 글쎄? 아니면 말고!




"이거 내 얘기잖아!"

피식, 웃음 나지 않을까?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썸some의 순간을 경험해 봤을 테니까 말이다. 나는 첫 발령지 학교에서 동료교사인 남편을 만났다. 그러니 얼마나 주도면밀하게 감정을 숨기며 티 내지 않으려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남들은 다 알더라. 다 보이나 보다.

썸(Some)은 감정에 대하여 확신을 주지도, 완전히 선을 긋지도 않는 아슬아슬한 묘기다. 고도의 밀당이다. 한편으로는 나 잡아 봐라 용용!! 어린애 놀이처럼 유치하기 짝이 없다.

여학교 시절, 젊고 잘생긴 남자 선생님을 어떻게 안 좋아하고 배길 수 있을까?

같은 반 여자애들이 선생님 책상 위에 자질구레한 인형이며, 초콜릿 등을 슬쩍 놓고 나오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영, 탐탁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친구들과 다른 점은 “난, 그 딴 데 관심 없어.” 하듯 내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처받지 않고, 자존심을, 고귀한 사랑을 지키는 내 나름의 방식이었다. 그러니 나는 이미 중학교 때부터 썸(Some)의 고수인 셈이다.

그런데 이제 내 가치관(?)이 바뀌었다. '내가 사랑하는 게 중요한가?' '내가 사랑받는 게 중요한가?' 나는 전자(前者)다. 조선시대도 아니고 "왜 선택당하길 기다려? 네가 먼저 선택해야지!" 젊은이들에게 쿡! 쿡! 옆구리 찔러주고 싶다.


한번 질러 봐! 아니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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