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받아 옮겨 앉은 프리미엄 명품 아파트
칸칸이 나뉜 방으로 제 각자 찾아들 때
쾅! 방문
닫히는 소리
명치끝 치받는 울림
밥때 되어 모여도 수저 놀림은 시늉뿐
시선은 가자미처럼 TV 화면 쏠렸다가
또, 훌쩍
떠나간 자리
싸하니 냉기 감돌아
냉장고 웅∼ 소리마저 소거음으로 멈추자
집안에 아무도 없나, 왜 이리 조용할까?
방마다
기웃거리다 돌아서
어, 춥다
나는 집도 절도 없는 무주택자다.
그렇다고 아예 집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결혼해서는 15평, 20평대 아파트에 살면서도 큰 불편함 없이 그럭저럭 살만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커갈수록 비좁은 아파트에서 복닥복닥, 늘 시끌벅적하다. 툭하면 서로 건드려지며 분쟁이 그치질 않는다. 한 공간 안에 한정된 산소를 나누어 마시는 것처럼 갑갑하다.
각자의 방이 생기기만 하면 가정의 평화가 깃들기라도 할 듯 넓은 집으로 이사 가는 것이 우리 가족의 지상과제였다.
명의로 보면 우리 집이지만 실제 소유주는 은행이라고 할 만큼 대출을 받았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44평 아파트로 옮겨 앉았다. 드디어 식구 4명이 각자 방 하나씩 생긴 것이다. 그런데 무슨 소굴처럼 한번 들어가면 나오지 않는다.
집안이 썰렁하니 휑하기만 하다. 식구들 얼굴 보기도 힘들다. 식사시간이 되면 "밥 먹어!" 소리 질러야 잠깐 나왔다가 데면데면 '밥만 먹고 가지요.' 다. 집에 들어가면 몸도 마음도 추워 웅크리게만 된다. 그때 알았다. 집은 사람 체온으로 덮여진다는 것을….
"어 추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