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

by STONE

그림을 그리기 위해 붓과 물감을 준비했다.

붓에 묻은 물감을 헹구어낼 깨끗한 물도 같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싶은 대로,

손이 가는 대로,

쓰고 싶은 모든 색들로,


뭐 하나 정해진 것 없이

충동적으로 그림을 그렸다.


모든 색을 사용하기엔 준비한 붓이 모자랐다.

그래서 물에 붓을 담갔다.


사르륵 -


투명한 물에 퍼져 나가는,

물감이 만들어내는 색색의 혈관들.


물감이 만들어내는 혈관들은

점점 아래로 내리깔렸다.


바닥의 끝까지 내려가며

물의 순수함을 끌어내리는,


색색의 혈관들은 어느새

그저 더러운 침전물이 되어

좀비처럼 다른 색들을 끌어내렸다.


탁해진 물,

탁해지는 색감들,


결국 그 누구의 색도 남기지 못한 채

모두 탁해져 버린


나의 마음.


나의...


...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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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