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R&D 그리고 적과의 동행. 그리고 상담 결과.
회사의 매출을 50% 이상을 올려주었고, 그 안에는 나뿐만이 아니라 나를 믿고 내가 계약해 온 기업들의 계획서 자문등 여러 가지 일련의 과정을 같이해준 동료들 덕분이다.
이전에, 내가 말한 것처럼 내 R&D의 깊이 있는 그리고 심도 깊은 악바리 근성의 스스로의 배움은 부장 때문이다. 이제부터 난 R&D에 대해 그 부장보다 더 잘하고 있었고, 이때부터는 정말 자신이 생겼다.
R&D컨설팅사의 과장, 차장을 거쳤고 그때부터 나만의 R&D가 시작된다.
R&D는 RESERCH (연구) & DEVELOPMENT(개발)의 약자이다. 말 그대로 연구개발이다. 여기다가 자금이라는 글자를 붙이면 연구개발 자금이 되는 것이다.
난 우선 자금은 빼고 나 스스로의 더 큰 그림을 위해서 R&D를 나에게 적용해 봤다.
계획을 세운다.
첫째, 누구보다 제일 R&D 영업을 잘하는 (즉, 그 말은 기업과의 소통을 잘하고 기업이 원하는 부분을 잘 파악하고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여 우리 회사의 고객사로 만들어 여러 가지 기초부터 선정과정까지의 서포트를 해주는 것)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이 이루어지더라도 나는 그 부장이 패배자라는 마음을 가지도록 만들고 싶었다.
당하고는 못 사는 성격이기도 하지만, 너무나도 인간적으로 심한 말을 들었는데 내가 자신보다 더 우월하다는 것을 직접 깨닫게 하는 것. 그것이 나의 첫 나에 대한 연구개발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해본다.
지금생각하면 참 얄팍하고도 비열한 생각이지만 그때의 나는 목표가 뚜렷했고 목표를 이뤘으나 맘 한구석에는 항상 마음의 가시가 있었다. 동기부여.. 그래 그건 고맙다 하지만 그 부장의 인성을 생각하면 참을 수가 없다. 잘난척하는 건 좋다. 그렇지만 무시하는 건 아니다. 그게 누가 되던 말이다. 난 그걸 그 사람에게 알게 해주고 싶었고 그것이 나의 연구개발이었다.
우선 부장보다 더 높은 직급을 가지자.
얼마 안 걸렸다 2개월 정도 더 되었나? 대표에게 말했다. 직급을 올려달라. 지금 회사를 설립하고 나서 지금까지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너무 많다. 기업관리부터 회사 사무업무까지 급여도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받지 않고 몇 년째 일하고 있고 매출도 거의 회사의 절반을 내가 하는데 부장보다 낮은 직급은 말도 안 된다. 높여달라.
협박이다. 근데 통했다. 대표는 나를 상무로 올려준다.
고속성장 두 번째이다. 이때부터다 나는 사회가 이렇게 무서운지는 이 회사에서 알았다. 그리고 사람이 이렇게 변할 수도 있구나. 하는 것도 여기서 깨달았다. 바로 나에게 말한다.
"이 상무님" 영업 나가실 때 저 한 번만 데리고 나가주세요.. 제가 이런 말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제가 부족한지 좀 배우고 싶어서요.. 부장이 하는 말이다.
부장이 나에게 가르쳐 달라고 한다. 내 R&D는 일단 스타트되었다. 그전에 기업들에게 해주고 있는 정상적인 R&D는 계속되고 있었지만 나만의 리그의 나만의 R&D는 이게 시작이었다.
나는 말했다. "제가 뭐 가르쳐 드릴 게 있나요. 알아서 잘하시는데요. 그리고 지난번에 저한테 부장님께서 물어보지 마라고 해서 제가 나름대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도 되었고 제가 배울게 더 많죠"
순간 부장의 얼굴이 붉어진다. 부끄러운 것이다. 그래 일단 이 정도면 됐다. 2차전은 다 생각이 있으니...
미워도 다시 한번
부장의 미팅 약속이 잡혔다. 구로 디지털 단지이다.
차를 타고 이동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사이는 아니다. 조용했다.
어떤 기업인지 부장이 몇 가지 말을 해준다. 흘려들었다. 어차피 가서 그 기업이 하는 말을 들어보는 게 더 정확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내 심정으로는 어쩔 수 없이 가는 거라서 귀에 안 들어온다.
도착하고 기업에 갔다.
솔직히 다른 사람의 영업이나 미팅에 내가 같이 동행해 주는 적은 거의 없다.
나만의 스킬을 남에게 알리고 싶지도 않았고, 그저 같이 다니는 것도 불편했다. 나만의 시간이 생각하고 정리하는데 더 효율적이었고, 시작부터가 나 스스로 깨우쳤기 때문에 다른 건 불필요했다.
그래도 왔으니 회사얼굴이 있으니 최선을 다하자.
기업 대표가 앉는다. 삐딱하게 의자에 앉아서 부장과 나를 맞이한다.
자리에 앉기도 전에 기업의 대표가 말한다. 오늘 우리가 미팅이었었나요?
뭐지??? 황당 그 자체다. 이 사람 예의가 없구나. 난 입을 다물었다. 부장이 말한다.
"아 대표님 오늘 아까도 문자 드렸는데요... 바쁘셨나 보네요" 부장이 눈치를 본다.
기업대표는 아무 말도 없다. 일단 자리에 앉았다.
내 고객사가 아닌 부장의 고객사이기 때문에 나는 도움을 주러 간 거지 내가 메인은 아니다.
입 다물고 천천히 들어보자. 뭐라고 하는지 내가 도와줄 게 있기는 한 건지.... 저렇게 말하는 거로 봐서는 분명히 우리를 무시하는 것이다. 우리와 일을 한다고 해도 나는 저 기업 대표랑 일을 안 할 것 같았다. 하지만 부장은 다르지 않은가.... 우리의 일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아이템이다. 선정의 확률이 높은 아이템에 대해서 자신의 역량의 부족으로 계획서 작성 및 대면평가에 대한 준비, 정부협약 시 서류 미비로 인한 준비 등의 여러 자문을 받아 기업이 최종적으로 안전하게 정부와의 협약을 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우리의 일이다.
물론 인건비는 받고 일한다. 아무리 세상이 갑과 을의 세상이라고 해도 이건 너무 갑 아닌가??
아... 내 머릿속의 생각이었다. 일단 본론으로 넘어간다.
기업 대표자의 말. 그리고 말, 또 말....
자신의 회사는 어떤 회사이다부터 이야기한다. 특허는 몇 개고 매출은 얼마이다라고 말한다.
그건 알고 있다. 미리 조사했으니까...
들어본다.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그 이렇게 컨설팅을 받아서 정부지원금을 받았다고 하는 주변에 기업들이 많던데, 그곳들 내가 싹 다 고발할 거예요! 나보다 못난 것들이 남들 조언 들어서 R&D를 받았으면서 나한테는 고집부리지 말고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받아보라는 둥 가르치려고 드는 꼬락서니들이 기가 막혀서 말이지"
" 내가 오늘 보자고 한 것도 당신들이 어떻게 말하는지 보고 당신들이 사기꾼인지 아닌지 알아보려고 불렀거든요? 그쪽에서 오기 전에 나한테 말하기로는 우리 회사의 아이템이 그래도 선정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앞으로 우리 회사를 맡으면 서비스 기간 동안 무슨 일을 어떻게 해줄 것인지 타임라인을 짜왔어요? 최소한 그런 건 있을 거 아니에요? 난 말이지. 우리 회사의 아이템이 분명히 몇십억의 가치가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쪽 생각은 어떻죠? 자신 있으면 인건비 받지 말고 일해주고 합격되고 나면 내가 돈 줄 테니깐 인건비는 후불로 합시다."
이런 미친........
말했었지만 난 어느 정도 회사의 매출을 책임지고 있었고, 나 나름대로 스킬이 있고 경험이 최고치였다.
게임으로 치면 만렙 직전이었다고 보면 된다.
부장은 아무 말도 못 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장화 신은 고양이와 같은 초롱한 눈빛을 쏘아댄다.
아... 눈이 부신다. 정신 차리자.
음음.... 대표님 제가 몇 가지 질문 좀 드려도 될까요. 지금은 생각하고 말하는 거다.
"우선 대표님 주변에서 R&D를 받으신 기업의 대표님들이 자문을 받아 자금을 확보하셨다고 자신과 같은 상황을 도움드리려고 말씀드린 것 같은데, 어떠한 사유에서 대표님께서는 그 부분을 좋지 않게 이야기하시는지는 저로서는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뭐 대표님만의 세계관이 있으시겠죠. 그거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답할 부분은 지금 현재 이 미팅에서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대표님께서 저희에게 인건비 없이 자신 있으면 대표님 회사를 진행해 보라고 말씀하셨는데, 대표님은 직원들 일 시키실 때 급여를 일 잘하면 주고 못하면 안 주시나요? "
기업 대표가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본다.
"아니 우리 회사 아이템이 이렇게 좋고, 자신 있고 진짜 제대로 된 컨설팅 사라고 하면 덥석 물어서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돈을 안 주겠다는 게 아니라 나중에 주겠다는 거고요"
이어 내가 말한다.
"그러니까 대표님. 그냥 말씀드릴게요. 시간은 중요한 거죠? 대표님의 시간. 제 시간. 저희 직원의 시간 다 중요합니다. 짧게 말씀드릴게요. 대표님의 아이템 그렇게 최고 아닙니다. 조사하고 왔고 확인하고 온결과 어떤 어떤 부분은 어디에도 적용된 기술이고 그 기술을 기반으로 지금 아이템을 짠 거 같으신데 아닌가요? 특별한 기술 아닙니다. 저희는 특별한 기술을 원하지도 않습니다. 저희 프로세스나 저희의 업무 방식을 말씀드리려고 이 자리에 왔는데 다 무의미한 거 같습니다. 저희는 돈을 안 받고 일을 해줄 생각이 없습니다.
대표님 아이템이 아주 좋아도 하고 싶지 않고, 해드릴 의향도 없고, 돈을 주신다고 해도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그 대표가 내 반응에 역정을 낸다. 자존심이 상한 모양이다. 당연하다 나도 자존심이 상했으니까. 쌍방 아닌가. 원래 저렇게 나도 해서는 안된다. 그렇지만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지 않은가.
"그럼 돈 줄 테니 어디 한번 선정시켜 보시죠!"
뭐야 진짜 해보자는 거야???
대답했다.
"아니요 대표님 다른 곳 알아보시죠. 그런데 정확한 건 다른 곳에 이런 식으로 말씀하셔도 해주는 곳이 있다면 그곳은 아마 비정상적인 회사일 겁니다." "돈 안 받고 해 준다고 하는 곳에 잘해보시고 건승을 기원드립니다"
공책을 덮었다. 태연했다. 이젠 화도 안 난다.
부장은 내 눈치 보기 바쁘다. 자리를 나왔다. 그 대표가 회의실에서 멀뚱히 멍 때리고 앉아있는 걸 보면서 나왔다. 통쾌했다. 기본이 안 됐다. 아마 R&D 자금을 받아준다고 해도 돈을 마구잡이로 쓸 거다. 혈세를 말이다.
내 세금을 국민들의 세금을 말이다. 세금으로 그야말로 혈세로 지급되는 R&D 자금을 자기 이익을 위해서 맘대로 쓸게 뻔하다. 도와주기 싫다.
일단은 이게 내가 동행으로 미팅해 준 부장의 처음이자 마지막 미팅이다.
이날 부장은 연신 미안하다고 한다. 솔직히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었는데 못했는데 자기도 저런 곳은 계약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와줘서 고맙다고 한다.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미안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난 아직 부장에게 좋은 감정은 없다. 지금도 그렇다.
이 고질적인 성격은 한번 맞으면 맞고 아니면 아니다. 사람도 그렇다. 한번 내가 같이 가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그 사람이 내 등에 칼을 꽂지 않으면 간다. 그렇지만 내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순간은 냉정하다.
이렇게 우여곡절 미팅이 끝났고 회사로 복귀해서, 나는 나만의 R&D를 마무리하려고 한다.
이게 끝나야 내가 일하기가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