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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on Aug 29. 2024

나만의 R&D 마무리. 앞만 보고 뛴다

마무리해야 할 나만의 R&D가 있다. 오늘은 그걸 끝내고 일에 전념한다

나만의 R&D 이걸 끝내야 한다.

말한 것과 같이 이것은 나만의 연구개발이다. 제품도 아니다 소포트웨어도 아니다. 플랫폼도 아니다.

그냥 나의 일상을 R&D 하는 거다. 

지금의 나의 컨설팅과는 절대로 절대로 거리가 멀다.

그냥 난 나만의 연구개발로 끝내야 할 장애물이 있었던 거였고, 그게 이제 마무리될 때다.


이 글을 쓰는 필자는 걱정이 된다.

이건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는데 그 누군가는 이 글을 읽어보고 나를 비난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이다.

하지만 내가 정확히 누구를 비난하거나 범죄를 저지른 건 아니라서 말하는 거일 뿐이다.


길어지기 전에 마무리해야겠다.

마음의 분노가 아직 식지 않아서 업무에 진행에 있어서 순간순간의 옛 기억이 떠오른다.

지금의 내 위치가 올라가 있어도 갈증은 해소가 안된다.

관찰했다. 무엇을? 부장을.


말했듯이 내 타깃은 부장이다.

첨부터 나에게 R&D에 깊이 있게 빠져들게 한건 고맙지만 그 과정이 잊히지 않기 때문에 넘어갈 수 없다.

집, 회사. 노총각. 비혼주의. 취미 없음. 뭐 거창하지 않지만 이 정도로 어쩔 수 없는 정보를 얻었다.

내가 알고자 해서가 아니라 자기가 자기 입으로 말해줬다. 

그럼 이 사람이 가장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 뭐일까? 그때 난 심심풀이로 모바일 게임 "삼국지 RPG"를 플레잉하고 있었다. 스토리 구성과 캐릭터를 키우는 것, 전투하는 것, 재미있는 요소들이 참 많은 게임이었다.


하루는 내가 부장에게 말헀다. 쉬는 시간에는 뭐 하세요? 

"나?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누워있어. 뭐 할 게 있어야지"

"이거 제가 하는 게임인데 진짜 재미있어요 한번 해보세요" 

보더니, 부장이 퉁명스럽게 말한다.

이때다 싶어서 이야기했다.

"아니, 이거 좀 어렵기는 한데, 삼국지 모르세요? 남자들은 웬만하면 다 안다던데? 스토리도 재미있고 할 만해요" " 이거 하셔서 어느 정도 레벨되면 저하고 전쟁 한번 하시죠"


이 말에 부장은 눈을 번쩍 인다. 현실에서는 나에게 졌지만 가상의 공간에서는 다르니까.

이 사람은 그런 사람이다. 아마도 나에게 현실에서 져서 매우 분할 거다. 이거를 꾹 참고 있는 걸 난 느꼈고 , 일상의 소소함을 알려주면서 나만의 R&D를 하고자 했다. 이게 내 목표이다.

다음날 아침에 부장이 헐레벌떡 핸드폰을 보면서 온다.

ok... 됐어!

당연히 하는 말은 이거다. 게임 너무 재미있더라. 

예상대로. 나한테 말한다.

"이거 게임 진짜 재미있어! 나 밤샜다니깐! 내가 따라가려고 레벨을 비슷하게 올려놨는데 며칠만 밤 더 새면 될 거 같아. 내 인생 40대 후반에 처음 해보는 게임이고 우와 이거 진짜 재밌네 기다려 곧 전투 하자" 신나서 부장이 말한다.


"아 그러세요~ 거 봐요 재밌잖아요" 열심히 해보세요~

난 이제 그게임을 하지 않는다. 최고레벨까지 다 만들었고 더 이상 흥미가 없다.


부장은 매일매일 일할 생각은 안 하고 회사 컴퓨터에 게임을 깔고 몰래몰래 게임을 한다.

나한테 묻는다. "게임 안 해??"

난 답한다. "네. 안 해요. 일하기도 바빠서요"


이게 나만의  R&D이다. 무엇인가에 대해서 재미도 못 느끼고 자기보다 부족하다고 스스로 섣불리 판단하고 비아하는 사람. 그러면서도 상황에 맞게는 굽신거리는 비열함. 이 모든 것을 내가 당했다. 그래서 난 부장을 R&D 한 거다. 나머지는 부장이 알아서 처신하면 되는 거다. 일을 해서 돈을 벌 든 회사를 나가든 말든 나랑은 상관없다. 적어도 저 사람만큼은 말이다. 


나중에 결국 부장은 게임에 빠져 회사를 퇴사했다. 퇴사 후에도 꾸준히 연락이 왔다. 

아이템 좀 선물로 보내달라고.... 그냥 내가 가지고 있던 무기들을 다 줬다. 어차피 난 안 하니까.

고맙다고 하고 그 이후로는 연락하지 않았다.

나만의 R&D는 이거로 끝났다. 타깃 정리도 클리어.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 속에서 난 나만의 R&D를 한 거다. 지독하게. 


일상으로의 복귀

이제 앞만 보고 뛴다.

바쁜 일상이다.

내 첫 R&D 고객이 솔직히 누구인지는 기억이 안 난다.

지금까지 너무 많은 기업을 만나왔기 때문에.


그중에서 가장 어이없지만 기억이 남는 하나를 이번 편에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회사로 문의 전화가 오고, 내가 배정받았다.

"R&D를 하고 싶어요" "어떻게 해아 할지 몰라서 문의 좀 하려고요" " 와주실 수 있나요"

솔직히 지금은 가지 않는다. 계약이 된 기업이 아닌 이상은.. 전부 내부 상담으로 진행한다.

하지만 그땐 그러지 않았다. 몸으로 뛰었다. 지금 편해져서 안 가는 게 아니라, 이 업을 하다 보니 누가 가고 누가 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내방이 최고의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서이다. 


아무튼 기업과 약속을 잡아서 갔다.

"무엇을 개발하고 싶으신가요?" 

먼저 물었다.

"전 빵을 개발하고 싶어요"

뭐지... 빵? 빵? 빵?? 

침착하자 들어보자.

R&D에 대한 개념부터 시작해서 어떤 것들이 필요하고 지금의 기업 현황은 어떠한지 차분히 상담한다.

대충 기업의 컨디션은 확인했고, 필요한 것들을 이야기해 주었다. 

결격사유가 없는지는 제일 먼저 확인해야 하는 필수요소다. 다행히 결격사유는 없었다.


자 그럼 다음 스텝.

아이템이다. 분명히 나한테 "빵"이라고 했다.

하......................................... 어쩌지. 

일단은 물어본다. 

"대표님. 빵을 만드는 건 제빵사들은 다해요. 차별이 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대표가 눈을 반짝 이면서 말한다.

" 제가 만들고 싶은 빵은 효모를 기반으로 해서 개발이 될 거예요. 그리고 이 빵은 그냥 보관 방법이 따로 없어요 상온보관도 가능하고 보통 빵의 유효기간이 일주일이 제일 길다면 길겠는데 제가 개발하는 빵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맛이 풍부해져서, 실온 보관이 최대 3개월까지도 가능합니다. 상한 거 없고 오히려 숙성도가 잘되어 빵이 더 맛있어요"


말이 되나???????????? 빵이 썩지 않으면 다행이다.

이 빵이다. 명칭은 궁금한 저자들이 찾아보는 게 좋을 거 같다.

이탈리아 빵이라는 이 빵을 한국에서 개발한다고 했다. 그 정도로만 이야기하겠다.


계속적으로 테스트 중이라고 한다.

빵을 가지고 와서 먹어봤다. 와................... 진짜 맛있다! 이 빵의 맛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 대표가 가지고 온 빵은 진짜 신의 맛이었다. 너무 맛있다. 진짜 맛있다. 그때 당시에는 시판이 안되었다.

사 먹고 싶어도 못 사 먹는다. 개발 중이었으니까....


하지만 이걸 R&D로 한다고 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하지만 특수성이 있다. 유통기한! 실온보관 장기 가능! 레시피. 원료, 효모.

그래 한번 해봅시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다.

대표의 열정은 너무나도 풍부하다 그런데 그에 비해 자료가 없다. 

이탈리아에서 기술을 익힌 사진 등등 많은 사진 자료들은 받았지만 정작 중요한 기술개발 내용을 받기는 힘들었다. 이때부터 하나하나 계속 묻는다. 

이걸 물으면서도 나도 제빵에 대해서 공부했다. 

참네.... 별 걸 다하네...

현타가 왔지만 해야 한다. 고객과의 약속, 해보자고 한 내 대답. 

R&D를 하다 보면 엄청 많은 기업들을 만나기 때문에 그 아이템들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엄청 다양하기 때문에 그만큼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말을 알아들어야 하고 대화가 되어야 한다.

내 회사다라고 생각하고 자문해야 한다. 그게 우리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계획서가 작성되었다.

받은 자료라고는 빵사진 하나. 이탈리아에 가서 기술 배우고 있는 현장사진 한... 6장?

그리고는 다 말말말.....


서류 결과

"추천대상" 서류가 통과되었다!

경쟁률은 38:1?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합격된 것이다. 솔직히 기대는 했다. 진짜 열심히 했으니까

그런데 결과가 좋아서 더 좋았다. 한편으로는 놀랍기도 했다.


이제 대면평가를 가야 한다.

대표를 불렀다. 대면을 준비하자. 발표자료를 만드셔라. 그리고 내 앞에서 발표를 해보셔야 한다.

뭐가 부족한지 뭐가 잘못되었는지 수정할 시간을 갖자.

다행히 대표는 적극적이었고 그렇게 대면평가 연습을 했다.

뒤죽박죽이었다. 그런데 사업화만큼은 대답이 명쾌했다. 그래 이거를 강점으로 가지고 가서 포인트를 주는 방법을 선택하자. 전략적으로 대화가 오고 간다.

물론 이 모든 것을 나 혼자 한건 아니다 그때의 회사의 우리 팀이 함께 힘을 합쳐 도와주었다.


대면평가를 마쳤다고 한다.

전화가 와서 "심사위원들의 표정이 나쁘지 않았어요"라고 한다.

항상 듣는 말이다. 이것은 앞으로 계속 이야기하겠지만 지금은 간략히 이 정도로만 넘어가겠다.

아무튼 그렇게 대면평가를 마치고 이제 최종 결과만 기다리면 된다.



최종결과: 추천대상.

대면평가가 통과되었다. 이제 정부와 협약만 하면 된다.

기업도 신이 났고, 나도 신이 났다. 회사도 신이 났다. 한마음으로 다들 기뻐한다.

정말 R&D의 세계는 무궁 무진 하다.


아무튼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더 길게 이야기하면 비밀유지 및 보안유지가 힘들 거 같다.

맘 같아서는 그 협약서를 증거자료로 내고 싶지만, 그건 안된다. 기업정보니까

그리고 난 지금 그 회사 소속도 아니고, 소속이라고 해도 외부유출이 안 되는 게 당연하니까..


이렇게 인상 깊은 기업을 겪고 나니, 자신감은 더 뿜뿜 했다.


이후로 엄청 많은 기업들을 더 많이 만났다.

앞만 보고 열심히 뛰었다.

또 어떤 기업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다시 또 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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