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이야기
친정, 시댁, 며느리, 임신, 출산
이 단어들만 보았을 때, 보통 시댁은 부정적인 느낌이 친정은 긍정적인 느낌이 들 것이다.
하지만 우리 집안은 반대이다. 감사하게도 우리 시댁은 신사적이고 조심하시는 편이라 배려를 받는 상황이 많았다.
오히려 날 힘들게 하는 건 친정엄마다.
오늘 저녁에도 편한 마음으로 놀러간 친정에서 한바탕 울고 나왔다. 임신으로 예민해진 나에게 박힌 엄마의 날선 말들 때문이었다.
‘모유수유가 아기한테 좋으니 해야 된다, 너무 아기 관련해서 유난이 심하다, 유난 떨지마라’등 질나쁜 시댁에서 할 말들을 친정엄마가 하고 있었다.
속상한 마음에 울음이 터지고 그대로 남편과 친정집을 나와버렸다. 그러면서 의문이 들었다. 왜 시댁이 오히려 나를 존중해주는 것 같을가? 생각해보니 대화 방식의 차이가 있었다.
시댁의 대화는 질문과 칭찬이 많고
친정의 대화는 비꼼과 비난이 많았다.
그리고 친정엄마는 비꼼과 비난을 나쁜 것이 아닌 대화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불안한 마음이 슬금 생기는 것이, 나도 남편에게 그리고 태어날 내 아들에게 그렇게 얘기하게 될까? 내 소중한 사람을 비난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항상 질문하고 의견이 달라도 들어주는 아내와 엄마가 되고 싶었다. 스스로 다짐하도록 했다.
“이쁜 마음과 말과 행동을 하는 배려하는 사람이 되자. 엄마와는 다른 대화를 하는 사람이 되자.”
그러기 위해 난 지금 해야하는 것들이 있었다.
첫번째, 엄마를 용서하기.
두번째, 따뜻한 마음 갖기.
엄마를 용서하면서 나쁜 말들을 붙잡고 있지 않을 것이다. 내가 상처를 받았더라도 똑같이 상처주는 사람이 되길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난 남들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는 것을 선택할 것이다.
용서와 사랑은 가장 강하다. 서러움으로 시작한 글이지만, 모두 사람에 대한 따뜻함을 잊지 않기를, 강한 것이 사랑임을 잊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