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신비
너는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걷기 운동을 한다. 저녁 9시경 동네 근처 수영천으로 나갔다. 너가 걷는 거리는 약 4-5 km이다. 나름 걷기 운동에도 빨리 걷는 것보다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천천히 자세를 바로 하면서 걷는다. 요즈음 날씨가 춥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 윗옷은 얘들이 고등학교 다닐 때 입던 모자가 달린 잠바를 착용한다. 잠바는 바람이 들어올 수 없게 모든 부위를 철통같이 잠근다. 모자도 깊숙이 쓰고 걷기 운동을 한다. 너를 다른 분들이 보면 이상할 정도이다. 물론 다른 많은 분들도 비슷한 모양새 이기는 하다.
4-5km 에는 약 3개의 다리를 지나간다. 매일 걸어 다녀도 정확한 이름을 모른다. 3개의 다리는 저녁이 되면 불빛이 반짝인다. 시간 때에 따라 불빛이 다르게 나온다. 다리 위의 불빛이 점등을 하면 다리 아래 물에 비치는 불빛과 조화를 이루면서 장관을 이룬다. 보기가 좋다. 특히 다리 3개에서 동시에 점등이 되면 장관이다. 걷기 운동을 하고 있는 너에게는 좋은 풍경이다.
한편으로 행복감을 느낀다. 운동이 절로 되는 것 같다. 다시 한번 바른 자세를 점검해 본다. 다리의 움직임, 발바닥과 지면의 마주침, 배의 위치, 상체의 위치 등 여러 가지 신경 쓸 것이 많다. 빠르게 걷지도 않는데 온몸에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머리에서 땀방울이 떨어진다. 다리를 쳐다본다. 불빛감상도 해본다.
놀라운 광경이 나타났다. 아무런 느낌 없이 매일 보는 수영천 다리, 불빛의 느낌이 다르다. 빛의 신비가 나타났다. 광안리 쪽에서 반여동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다리 중간쯤에 새가 목을 쭉 내밀고 있는 형상이 있다. 네가 잘못 본 것일까? 계속 걷으면서 계속 주시하였다. 다리에는 계속해서 그 형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드디어 다리 근처에 왔다. 사라졌다. 그 형상이, 빛의 신비이다. 다음에 확인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