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부터 가족모임에 참석하여 장시간의 운전 등으로 피곤하여 연차를 내고 휴식을 취했다. 주말에 못 했던 차량수리 의뢰, 이발 및 염색을 하기로 했다.
출근할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 일찍 일어났다. 규칙적인 생활 탓으로 더 잘 수가 없었다. 휴일날 보지 못했던 소설책을 들었다. 1시간 정도 독서를 하고 아침 식사 후 일찍 이발소를 향했다. 이발소의 이발사는 참 친절하다. 젊은 사람인데 너무나 친절하다. 깔끔하게 단장을 해주셨다. 감사한다.
집으로 발걸음을 천천히 옮기면서 약 2천 가구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구경하였다. 평일날 아파트를 보는 것이 무척 이상하고 낯설었다. 직장인들은 직장을 갔고 학생들은 학교로 가고 아파트에는 텅 빈 것 같다. 가정 주부와 노인들만 지금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런데 저 멀리 벤치에 여섯 분의 여성분들이 있다. 집으로 가까이 가면서 그곳을 지나가기 때문에 시야를 그대로 둔 채 점점 가까이 갔다. 참새들이 전깃줄에 앉아 있는 모양새다. 가까이 가니 할머니 6분이다. 그런데 다른 곳에는 흩어진 할아버지들도 있다. 이상한 풍경이다. 할머니들은 옹기종기 모여서 담소를 나누고 있고, 할아버지는 각자 흩터져서 먼산을 보고 있는 분, 그리고 한쪽 구석진 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계시는 분, 같이 담소를 나누는 분은 없었다.
여성과 남성의 차이인 듯하다. 친구 가족 모임에 가도 와이프들이 더 오래된 친구 같다. 오랜만에 만나더라도 처음에 악수하고 나면 남자들은 거실 벽 쪽에 등을 지대고 앉아 있다.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고, 간단히 몇 마디만 주고받는다.
그러나 와이프들은 시끌벅적하다. 서로서로 많은 이야기를 한다. 남자들에 의해서 모인 자리이고, 남자들은 만나서 친구로서 지낸 세월이 30년이면 와이프들은 20년 정도인데 이상하다.
아파트 내의 할머니, 할아버지 풍경, 친구들 가족 모임에서 남자들과 와이프들 풍경 이해하기 힘들다. 요즈음 여성 직장 인들이 많다. 먼 미래에도 이와 비슷한 아파트 풍경일까 하고 의문이 간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에서 아님, 생활 패턴의 차이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