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선배를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나는 어렸을 때부터 선배나 리더의 자질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정확한 이유를 찾을 순 없지만, 나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성장의 길로 인도해 준 좋은 어른들 덕분에 '나도 저런 사람이 되어야지'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리더'라고 하면 주로 조직의 팀장이나 임원급의 높은 사람, 혹은 세상을 바꿀 만한 영웅적인 인물을 생각하지만 나는 리더의 범위가 훨씬 넓고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2명 이상만 모이면 언제 어디서든 리더가 생길 수 있다. 놀이터에서 동생들을 거느리는 10살짜리 언니도 리더이고, 학급 내 반장도 리더이고, 막 신입사원을 받게 된 대리도 사원에게는 리더가 될 수 있다. 비전을 제시하고, 타인을 이끌어 성장시키고, 함께 성장하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리더다.
나는 실제로 고등학생일 때부터 리더직을 많이 맡아왔지만, 리더나 선배가 아닐 때도 그런 사람의 자질에 대해 생각하고 관찰했다. 특히 가장 직급이 낮은 사원일 때는 내 주변의 모두가 선배이자 리더였기에 인류학적 관찰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시간이었다. 어떤 선배가 나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지, 어떤 선배가 나에게 영감을 주는지, 어떤 선배가 나의 직무 역량 향상을 돕는지, 어떤 선배가 나를 퇴사하고 싶게 만드는지 등... 중고등학교, 동아리, 대학교, 대학원, 직장인 소모임, NGO, 국제기구, 스타트업, 광고회사, 소기업, 대기업 등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까지 머물렀던 다양한 공동체에서 나만의 데이터를 기록하고 쌓아갔다. 간접 경험에서도 데이터가 쌓였다. TV에서 유재석 같은 국민 MC급의 연예인이 후배들을 대할 때 어떻게 대하는지, 어떤 행동이 나에게 좋아 보이는지, 어떤 행동이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지...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나라면' 어떻게 할까? '나라면' 이렇게 할 거야, 생각하고 고민했다.
그러다 보니 선배일 때 해야 하는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에 대한 나만의 행동강령이 생겼고, 이젠 제법 그에 따라 실제로 행동하기도 하고 (나조차도 완벽하진 못하다), 타인에게 조언을 줄 수도 있게 됐다. 모두에게 적용되는 말은 아닐지라도 누군가에겐 실질적 도움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그 행동강령에 대해 글로 남겨보고자 한다.
보다 자세히 들어가기 전에 한 가지만 당부하고 싶다.
이 글은 전적으로 자기 자신이 좋은 선배이자 리더로서 성장하고 싶은 사람을 위해 쓰였다. 그 말인 즉, 타인이 나와의 관계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와 '상관없이,' 어떤 상황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선배이기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쓴 글이라는 뜻이다. 글을 읽으며 '근데 이렇게 하면 저렇게 행동하는 개념갑 후배도 있는데요?'라는 질문은 소용없다. 그건 그 후배가 선택한 행동이지 당신이 애초에 어떤 선배이고 싶냐는 질문과는 무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이 글을 읽는 것처럼, 좋은 후배라면 그 사람도 어딘가에서 '좋은 후배가 되는 법'을 고뇌하고 그런 글을 찾아 읽을 것이다.
당신이 외부 자극에 상관없이 선배로서의 온전한 셀프 성장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바로 당신이 이 글에 최적화된 독자다. 보직을 맡은 사람이 아니어도 좋다. 회사를 다니고 있지 않아도 좋다. 단 한 명이라도 당신에게 후배가 생겼다면, 다루어야 할 직원이 생겼다면, 이 글을 읽어주시라. 언젠가는 한 번쯤 도움이 될만한 팁들을 정성껏 모았다. 부디 이 글이 누군가의 고뇌를 덜어주길 바라면서, 나에게 정말 좋은 어른, 좋은 선배, 좋은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 수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으로 이 글을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