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약돌 수집가.
길을 걷다 조그맣고 어여쁜 돌멩이가 보이면
냉큼 주워다 주머니 속에 쏘옥 넣어버린다.
가끔 홀로 동 떨어져 가만히 자리고 지키고 있던
모난 돌멩이도 안쓰러워 주워다 주머니에 넣는다.
왜 이리 무겁지.
어깨가 축축 처지는구나.
고갤 숙여 주머니를 쳐다보니,
그새 가득 차 올록볼록 빵빵해진 주머니 둘.
욕심을 너무 많이 부렸나, 이 아이들을 어찌하지.
너는 웃는 게 참 예쁘구나.
널 닮은 맑고 하얀 돌멩이를 줄게.
너는 반짝거리는 물방울을 가졌구나.
바다에 살다와 물결이 새겨진 돌멩이를 줄게.
너는 겁으로 가득 찬 눈으로 가시를 세우고 있구나.
햇빛을 받아 따뜻하게 데워진 동그란 돌멩이를 줄게.
몸은 가벼워지는데,
마음은 자꾸만 새어 나온다.
마음은 혼자보다 둘이 더 좋은 것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