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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몬 Sep 01. 2024

나는 나를 싫어할 수 없다.

나는 나를 매 순간 싫어할 수 없다.

나는 나를 항상 싫어하지 못한다. 싫어할 때의 부정적인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내가 나를 매번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것뿐이다.


내가 나를 매 순간 싫어하려면 그것 또한 엄청난 에너지가 소비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를 싫어할 때의 생각들은 상당히 창조적이지 못하다. 거의 같은 것을 되새김질하며 같은 상황을 곱씹고 싫어하는 새로운 순간이 탄생했을 때도 전에 겪었던 사건의 비슷한 맥락이라거나 같은 상황일 경우가 다반사다.


그게 겹겹이 쌓여 두꺼워지고 강해져서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뿐이다.


그런 반복적인 상황의 생각을 자주 함으로써 나는 왜 이리 못났을까? 왜 이리 못하는 게 많을까? 하며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 말의 반대는 나를 매번 좋아하고 사랑할 수 없는다는 말과도 같다.


섞여 있는 것이다. 내가 나를 싫어할 때의 마음과 내가 나를 사랑할 때의 마음이.

어떤 이는 자신을 사랑하는 생각이 더 클 것이고 어떤 사람은 싫어하는 마음이 크고 또 어떤 사람은 반반 섞여 있을 수 도 있다

하지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항상 싫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떠올려 보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나 깊은 잠에 들었을 때 싫다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나는 우울해 침대에서만 생활했을 때도 화장실을 가서 볼일을 볼 때만큼은 내가 나를 싫어한다는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 오히려 시원하다. 하면서 이래도 되나?라는 부정적인 생각은 떠올랐어도 자꾸 화장실 이야기를 해서 죄송하지만 볼일을 볼 때만큼은 내가 나를 싫어한다는 생각은 떠오르지 않았다. 아마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이라 놓치고 지나가서 그렇지 매번 나를 싫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는 그 짧은 찰나의 순간들을 잘 기억하고 싶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인식하고 지금 이 상황에는 나를 싫어한다는 생각을 할게 아니라 그 상황에 집중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누워 있을 때, 나는 가장 창피하고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떠오른다. 그 순간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바라본다. 내 몸의 상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천천히 스캔에 들어간다. 그러다 잠에든 경험이 종종 있기도 하고 그래도 잠이 오지 않을 때는 나의 감정을 절실하게 알아주기 위해 노력했다. 명상이 아니다. 그저 내가 나를 알아주는 것이다. 그리고 부정적으로 내치는 게 아니다. 회피도 아니다.




낮에 키오스크가 없는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할 때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디카페인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세요.’라고 말을 했다고 치자 나는 크게 말했다고 생각하는 데 상대가 못 알아 들었을 때 창피하다고 계속해서 생각한다.


잘 보면 아마 커피를 주문할 당시에는 스스로가 싫은 감정은 없었을 것이다. 커피 주문하는데 급급하니까, 근데 상대가 못 알아듣는 순간이 오면 그때 그것이 나를 싫어하는 길로 흘러들어 간다. 내 목소리가 또 너무 작았나? 커피 하나도 제대로 주문 못하고 나는 왜 이러지? 나 진짜 별로다. 등의 나를 싫어하는 모양새로 생각이 흐른다. 하지만 중요한 건 주문할 때는 나를 싫어하지 않는다. 여러 걱정만 있을 뿐 그리고 커피 주문을 하는 순간은 심장이 터질 것 같지만 내가 싫다는 감정은 어딘가로 날아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나를 매 순간 싫어할 수없다.


나를 싫어하지 않는 방법은 뭐가 있는데?라고 물어보셔도 방법을 알려드리고 해결책을 알려드릴 수 없다. 알려드리고 싶지만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이 있을 것이고 그 방법은 누군가 알려 준다고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 그게 진정한 나만의 방법이고 회피가 아닌 정말 몰두할 수 있고 행복한 방법을 찾았다면 아주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위의 이야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저만의 소리 이기 때문에 쓱 읽고 흘려보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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