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30일
먼지가 듬성듬성한 벤치에 앉아
하늘도 올려보고 주변 풍경도 둘러보고
주머니에 가져온 수첩을 꺼내어 한 장 넘겨 펼치니
종이위에 빗방울인지 하나 둘 셋 넷 눈물처럼
투둑 투둑 굵게 떨어지고 있더군요
나는 오늘 여기서 인사를 한 장 적어내고 싶었는데
하늘이 울어서 오늘은 위로를 해주러 가야겠습니다
인사는 언제 해도 이르고, 또 언제해도 늦더군요
그러니 기약 없는 계획으로 남기려고 합니다.
나의 인사 대신에, 눈물 자국이 한 장 적혔으니
그렇게 백마디 글 보다 아리고 선명한 자국으로
작은 종이 한 장에 그 날이 적혔구나 생각하려 합니다.
나를 너무 사랑하지 말아요
길가에 한 송이 민들레가 눈 앞에 계속 아른거린다면,
꺾지 마시고 민들레 홀 씨앗이 필 때 까지만
두 눈에 그 길가를 담아주러 와주세요.
나를 너무 사랑하지 말아요
언제 적인지 기억도 나지 않음에도
개울가에 떠내려간 내 운동화 한 짝이
아직도 아쉽고 그리우니까요
나를 너무 사랑하지 말아요
사랑이 무엇인지 사실 나는 모르겠으나
사랑이 무엇이 되었든, 무엇이였든, 무엇이든 간에
어느 날 문뜩, 표현으로 형용할 수 없는 마음이
나를 사랑하는 것 같다 하신다면
나를 너무 사랑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