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30일
어느 날, 이유도 모르게
갑작스럽게 귀에 맴도는 매미소리
내 맘이 풀잎처럼 간질간질
살랑살랑 일렁인다.
저기 걸어오는 할머니의 양산이
가로수 사이에 피어난 꽃처럼
예쁘게 피어 할머니 대신
뜨거운 태양을 화사롭게 맞고 있다.
촌스럽게만 느껴지던
그 꽃무늬 양산은 어느새
무더운 여름에 피어나는
그 여름에 볼 수 있는 꽃이 되었구나
세상이 너무 환해서
그 쨍한 강렬한 빛에
내 존재가 죽어가는 듯 한 느낌이지만
양산 아래 할머니는 꽃을 들고 걸으신다.
머리에 꽃을 피우고 걸으시는 할머니
곱고 편안해 보인다.
나긋나긋 바람에 일렁이는 꽃처럼
살랑살랑 천천히 걸으신다
한쪽 손에 까만 봉투
박카스와 판피린 병소리가
마치 풍경소리처럼
맑은 유리소리가, 오늘은 기분 좋다.
강렬한 해에 죽어가는 나의 그림자
가로수 그림자 아래에서
잠깐 숨어 쉬고 있으렴,
나는 가로수를 잠깐 쓰고 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