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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그림 Sep 01. 2024

나를 찾는다는 것

아픔으로부터의 회귀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만 같은 시간들이 있었다


온몸은 세 번의 수술로 엉망이 되고 가장 믿었던 사람의 배신과 가장 사랑하는 딸과의 생이별은 나를 온전하게 찢고 기생생물처럼 내 마음과 육체를 갉아먹었다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나던 때가 사람들이 무서워서 피하던 때가 내게도 있었다  우울증 약, 공황장애약, 수면제를 달고 살았고 몸무게는 20kg가 빠져있었다


놓고 있었던 글쓰기가 생각났다


어찌 보면 살고자 글을 썼다 글 쓰는 것 외에는 나에게 아무것도 남지 않았고 이마저도 빼앗아 가버리면 빈껍데기만 남을 것 같았다 시를 쓰면서 내가 살아가고자 하는 길이 보였고 스스로 나를 위로하는 방법이 되었고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혼소송 과정에서 잊을 수 없는 상처와 사람은 거짓의 자식이며 추악하단 본질을 알게 되었고 들끓는 분노를 삭히고 용서할 마음이 생긴 것도 글을 쓰면서 이다


누군가에게 배운 적도 보여준 적도 없는 글을 쓰면서 작가가 된다는 것은 먼 미래의 망상이며 교만함이라고

생각했지만 우연한 계기로 내 시를 본 사람들이

“감동받았다. 위로받았다”라고 감사의 표현을 하게 되면서 막연하게나마 책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시의 본질은 삶이었다


좋은 기억이던 나쁜 기억이든 그것이 나임을 부정하는

것이 아닌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내 시들은 시작되었다



슬플수록

눈물은 비가 되고


후회는

쌓이는 낙엽이 되고


외로움은

단단한 껍질이 된다


살면서

나를 버리지 않는 것은


봄이 되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한 그루

나무를 키우는 것과 같다


한 그루 인생

2024.08.13



연인을 가장한 사랑 표현의 대부분은 사실은 반년이 넘게 생사도 알지 못했던 날 닮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딸에게 보내는 구구절절한 연애편지인 셈이다



바람마저 상쾌한 날

그늘에는 햇빛이 반짝이고


구름마저 뭉실한 날

하늘은 청아한 푸름을 뽐낸다


새소리마저 좋은 날

길가에 꽃들 눈웃음 짓는 날


이렇게 아름다운 날에

이렇게 사랑스러운 날에


이렇게 어여쁜 날에

어여쁜 너를 보지 못해 아프다


어여쁜 널

2024.06.04


글을 쓰게 되면서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점점 내 글을 읽는 분들이 생기고 좋은 인연이 맺여지고 내가 쓰는 글처럼 나도 살아가야 하는 일종의 책임을 느끼게 되고 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기쁨과 위로와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대의 하늘이 색을 잃고

비가 내린다 하여도


그대의 언덕이 꽃을 잃고

저물어 간다 하여도


그대의 나무가 잎을 잃고

벌거벗는다 하여도


그대의 세상이 빛을 잃고

어둠이 깔린다 하여도


도저히 올 것 같지 않은

봄의 아침도 마침내

그대로 인하여 찾아오겠지요


언제라도

그대가 꿈의 말을 잃었을 때

곁에 있겠노라 말하겠습니다


그대 곁에

2024.08.28


언젠가는 내 이야기를 풀어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야 내 시를 읽는 사람들에게 솔직하고 담백하게 다가갈 수 있고 그들도 그대들의 사정에 맞게 내시들에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것마저도 교만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나보다 더 큰 아픔을 가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다 하면 시인으로써 그보다 더 큰 행복은 없을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마음이 시리도록 아쉬운 하루를


누군가에게는

붉게 물드는 노을이 아쉬운 오늘을


우린 살아가고 있다


오늘

2024.08.18

P.S

용기가 없던 나를 등 떠밀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더 좋은 글로 더 바른 삶으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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