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을 더 이상 구독하지 않고,
새 글 알림도 받아볼 수 없습니다.
글그림
나는 나의 영토의 주인이었다
계절도 시간도 없는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영토에 성을 짓고 살았다
어느 날에 울타리 빗장을 열고
작은 소녀가 나의 영토에서 살기 시작했다
소녀가 뛰는 곳마다
풀이 자라고 꽃을 틔웠다
소녀가 머무는 곳에는
나무가 자라나 그늘이 되었다
소녀가 웃음 짓는 곳은
단비가 언덕을 따라 강을 이루었다
혼자만의 영토에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찾아왔다
어느 날 소녀는 다시 빗장을
열고 울타리 밖으로 사라졌다
소녀가 떠나자 겨울이 되었고
옷을 벗은 나무와 색 변한 들판과
얼어버린 호수만 남았다
그렇게 나는 다시 혼자 남겨져
혼자만의 영토에 살게 되었다
다시 그 소녀가 찾아와
봄이 되길 갈망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