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 했다
딸은 괜찮다 했다
여며진 마음 문턱너머로
아이는 그렇게 소녀가 되어갑니다
저며진 분홍빛의 시간들은 이제
빛이 바래진 문풍지처럼 구멍이 뚫립니다
스며진 바람이 들어옵니다 갈라진 햇볕사이 틈을
메꾸는 바람이 제법 시립니다
울지 말라했다
딸은 울지 말라했다
저무는 가을 햇볕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음을
나무를 보며 직감합니다
울긋불긋 물들었던 산들은
가냘픈 작은 떨림에도 쥐고 있던 잎을 내려놓습니다
한색이다 한색의 산들이 들판이 다시
한색으로 덮여 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말로는 전할 수 없는 아픔들이
축축한 변명과 비명을 늘어놓습니다
나는 그렇게 혼자가 되어갑니다
멀어져 가는 손을 붙잡지 못함이 눈이 부십니다
이별합니다
괜찮다 합니다
울지 말라합니다
너와의 거리가 한 뼘의 봄으로 심장소리와
함께 올날을 기다리며 몸을 뉘입니다
2024.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