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매화

by 글그림

바람이 굽이쳐서 불어오는 들판

외로이 홀로 서 있어 얼어붙던 마음

간다고 하더라


내려 깔린 잎들에 쌓인 눅눅한 변명과

하지 못한 이야기들…

간다고 하더라


밤이면 새벽마다 찾아와 마음에 돌같이

내려앉는 생각

매화가 잎을 틔우려면

아직 계절이 지나야 하기에

간다고 하더라


“꽃을 피우지 않는다 해서 매화가 아닙니까?”

묻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아련하고도 아련한 그리움이 겹겹이 쌓인

눈 내리는 겨울이

녹아내림을 기다리지 못하고

간다고 하더라


꽃을 피우지 못한다 해서 죽은 나무가 아님을

등 돌린 네 그림자 밑으로 봄을 써 내려 가리라


2024.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