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마음은 오래된 서점의 불빛이 됩니다

by 글그림



아주 작은 손바닥만 한

마음들이 기대어 있다가

어둠이 내리면 멀어지곤 했습니다


책갈피에 끼워둔 계절처럼

한때 서로의 페이지를 넘겨주었지요


그러고 보면 어떤 마음은 오래전부터

혼자 읽고 나서 꽂아둔 이야기 같습니다


당신이 앉았던 자리의

희미한 온기가 사라져 가면


더는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은 채

잊고 있던 책장을 덮으러

서점에 들러볼까 합니다


밤이면 마음은 오래된 서점의 불빛이 됩니다


서점엔 사람보다

인쇄된 활자가 많습니다


펼쳐진 책들은

사람의 마음을 지켜봅니다


이따금 쌓인 먼지들이

말을 걸어오기도 합니다


다시 서점에 가기 위해

밤을 기다립니다


그러고 보니 며칠은 밤을 새워서 읽어야 했던

당신이 그립습니다

월, 수, 금,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