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숭아꽃물

by 글그림



봉숭아 꽃물을 들이면

한동안 사라지지 않을 거라 했지만

새로운 손톱이 자라면서

그해 여름도 함께 밀려 나갔다


손끝을 바라보며

사라지는 것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궁금했다

끝이 자란다는 것은

지워지는 일일까?


말할 수 없는 말들이 꽃이 되고

입술에 맺혔다가

바람이 불면 떨어졌다


손끝에서 물들던 꽃잎들은

사실 어디에도 닿지 못한 채

겨울을 지나고 있었을 뿐이다


잎이 잘려나간 자리마다

손톱은 다시 자라고 있었다

월, 수, 금,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