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나이 계산법

by JS

남편과 나는 새로운 소품샵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으면 한 번은 들러본다.

여행을 가서도 그 지역의 소품샵을 꼭 체크하고 들르곤 하는데, 귀엽고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는 나를 위해 남편이 일부러 알아오는 경우도 많다.

물론, 그렇게 말은 하지만 남편도 사실은 귀여운 것들을 꽤 좋아하는 눈치다.

이것저것 구경하는 모습이나, 자기가 찾아냈다며 어디선가 들고 오는 작은 소품들을 보면

'내가 핑곗거리가 되어 준 건가?'싶은 순간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나는 의외로 꽤 신중한 소비를 하는 편이라, 소품샵에 가도 꼭 필요하거나 오래 두고 볼 것만 고르는 스타일이다.

그러다 보니 둘러보기만 하고 손에 아무것도 없이 나오는 경우도 왕왕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소품들 구경에 빠져 있는 나에게 남편이 무언가를 들고 쫄래쫄래 다가왔다.

손에 들려 있는 건 짱구 손톱깎이.


"집에 손톱깎이 있잖아."

"짱구 손톱깎이는 없잖아."

"... 그거 사주면 손톱 잘 깎을 거야?"

"응, 여보가 말하기 전에 내가 먼저 할 거야."



무슨 유치원생이랑 대화하는 것도 아니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사실 남편은 내가 "이제 손톱 좀 깎아야겠다."라고 말해야 그제야 깎으러 가는, 손톱 관리에 무신경한 커다란 아기였으니까.

뭘 사달라고 조르는 일도 잘 없는 사람인데, 조그맣고 귀여운 손톱깎이를 들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그날은 기꺼이 그 손톱깎이를 사줬다.






남편은 나보다 다섯 살이 많다.

그런데 같이 지내다 보면, 중요한 순간을 제외하고는 나보다 오히려 동생 같을 때가 더 많다.

연애와 결혼을 포함해 10년을 넘게 함께하면서, 나는 혼자 이런 결론에 다다랐다.

남자의 나이를 세는 법은 조금 다르게 해야 한다.

예컨대, 35살이라면 3~5세, 47살이라면 4~7세, 53살은 다시 3~5세 정도로 봐야 맞다.


그 얘기를 했더니 남편은 처음엔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본인에게 불리한 상황이 닥치자 슬그머니 말했다.



"나는 여보가 3세쯤이라고 했으니까, 이 정도면 봐줘야 돼.."


말도 안 되는 논리라더니 뻔뻔스럽게 가져다 쓰는 그 모습이 어찌나 얄밉고 귀엽던지.

그러니 다섯 살 연상 남편이 아니라,

다섯 살짜리 큰 아들이랑 사는 기분일 때가 종종 있다.



그런데 또 그런 남편이 있어서,

우리의 일상이 이렇게 재미있고 따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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