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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by 이해솔


매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아가고 있다. 살아가며 겪는 순간들이 모여서 우리의 인생을 만들어나가게 된다. 매 순간의 선택에 따라 인생의 분기점을 다양하게 뻗어나가기도 하고, 매 순간의 감정에 따라 행동의 방향이 어느 정도 정해지곤 한다. 이 순간이 지나면 다시는 오지 않을 시간들을 그리워하며 점점 삶의 순간이 멎는 그날까지, 우리는 열심히 달려간다.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넘칠 정도로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에 대해 소중함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반대로 순간은 잡힐 듯하면서 절대 잡히지 않는다. 언젠가는 지금 이 순간이 끝난다는 것을 알고, 그만큼 희소성이 강하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영원히 함께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아는 우리는 순간이 끝나는 지점이 아닌 영원을 갈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순간이 빛이 나는 것은 끝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나는 과연 어떤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다른 시선에 나를 끼워 맞추고, 소중한 나만의 순간을 저버리고 있는 건 아닐까. 다시 돌아오지 않을걸 알고 있는, 내가 흘려보낸 모든 시간들이 모여서 미래의 나에게 미련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그것은 당연히 쉽게 벗어날 수 없는 미련일 것이다. 남에 의해서 보낸 것이 아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택한 나의 게으름의 결과이므로 아무도 탓하지 못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허망하게 지나간 순간은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되돌아왔고, 크지는 않지만 거슬릴정도의 상처를 내게 남겼다. 거슬린다는 건 꽤나 아픈 감각이었다.


순간을 좀 더 소중히 하기 위해 다양한 행동을 취하고 있다. 결과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저 이 순간들이 지나면 답이 나올 테니 말이다.

언젠간 찾아올 기쁨의 순간을 위해 오늘은 조금 늦은 잠을 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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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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