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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기맘 Sep 09. 2024

1장. 35살에 나는 미혼모가 되기로 결심했다.



올해 초 3월 아직 벚꽃 조차도 피지 않았던 찬  겨울기운이 감돌던 봄이 오기 전의 어느 날에 일어난 일이었다. 여자들은 그런 촉이 있나 보다 뭔가 감정적이든 호르몬의 변화든 불안한 기운을 미처 떨쳐내지 못하다 무심코 테스트기를 해봤는데 선명하게 뜨는 두 줄을 보고 나는 순간 아무런 미동도 또 반응도 할 수가 없었다.


그로부터 며칠 뒤 병원을 찾았다. 테스트기는 테스트일 뿐이니까 모르는 거니까..

"테스트기가 두 줄이 나와서 임신인지 확인하러 왔습니다."


초음파 검진 후 의사선생님과의 진료에서 의사선생님은 나를 보시더니 밝은 모습으로 말씀해 주셨다.

"축하드립니다. 임신 4주  되셨어요."


임신이 사실이 된 걸 눈으로 확인 한순간 난 그 자리에서 아무런 말도 못 한 채 그저 고개만 떨군 채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난생 처음 받아보는 초음파 사진 그리고 아기 집 안에 아주 자그마낳게 있는 소중한 생명인 태아의 존재...


아기 아빠는 며칠 전 같이 살던 집에서 일어난 화재사고로 인해 중환자실서 의식 없이 누워있는 상황.

아기 아빠 남자친구의 의식이 먼저 돌아와 주기만을 나는 간절히 바라고 바래왔다. 그래야만했다.


나한테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꿈을 꾸고 있다면 이런 걸까? 사람이 정신이 나간다는 게 이런 건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머릿속도 가슴도 속이 새까맣게 타버렸다. 그런 와중에 뇌리를 스쳐갔던 단 하나의 생각이 있었다.


"뱃속에 아이는 반드시 꼭 지켜줘야겠다"였다. 순간에 그런 생각이 불현듯 들 줄은.. 나의 이러한 선택에대해 주변에 지인들은 "잘 선택했어" 라는 말보다는 선 넘는 발언들과 쉽지않은 길이라고 입모아 이야기를 해주었다.


임신임을 알고 난 후 나는 내가 지금 처한 상황에서 나는 나를 위해서 그리고 아기를 위해서 어떠한 선택들을 하는게 가장 최선인지 나는 생각을 안할래야 하지 않을수 없었다.


집 화재사고로 인해 거진 입은 옷 한 벌과 지갑 그리고 핸드폰만 들고서 뱃속에 태아를 품은 채 찾은 미혼모 시설 나는 임신 4주 초기에 미혼모 시설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35살에 철부지 미혼모가 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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