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아빠를 화상병원 응급 중환자실에 남겨둔채 나는 그렇게 뱃속에 아이와 함께 미혼모 시설에 들어와서 지내게 되었다. 깨어나면 연락을 주겠다는 아기 아빠의 부모님 이야기만 전해 듣고서는..그런데 근데 그게 정말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
병원 초진 검사 예약을 잡아두고 시설 생활에 적응 하면서 힘든 하루를 버티며 지내던 어느 날이었다.
아기 아빠의 형 분과 통화가 닿아서 통화를 했는데 핸드폰 너머로 내가 전해 들은 소식은 결국 눈 한번
떠보지도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다는 이야기....
화재사고가 나고 일주일 수술 하면서 잘 버티고 있어줄거라고 꼭 깨어나게 해달라고 이 세상의 온 신들께 기도하며 기도했는데 결국은 아기 아빠는 하늘나라에 별이 되고야 말았다.
좋아했던 사람을 그리고 아기의 아빠를 떠나보낸다는 생각조차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감히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상상조차 할 수 없던 나였기에 그 충격과 상처는 정말 어떤 말로도 감당할 수조차 없이 무겁고 힘들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조차도..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예약해 두었던 병원 진료 날이 다가왔고 병원 진료를 보러 갔다. 임신확인을 했었던 병원에서 일주일 뒤면 태아의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했기에 당연히 들을 줄 알았는데....
내 생각과는 전혀 다른 산부인과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태아의 심장소리가 들리지가 않아요. 임신이라고 안심하기 일러요."
이건 또 무슨 날벼락인가 싶었다. 분명 임신이라 이야기 들었고 일주일 뒤면 심장소리 들을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결국 피검사를 진행했고 3일 뒤에 다시 방문해서 보자고하셨다. 그 이야기를 안아 들고 나는 무거운 마음으로 병원 문을 나섰다.
3일 뒤 다시 찾았던 병원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제발 심장이 건강히 뛰어주길.. 제발.. 심장이 다행히 뛰고 있긴 했으나 심박수가 96으로 낮은 심박수였다.
심박수가 너무도 낮다는 산부인과 선생님의 이야기 그래도 다행히 70~80은 아니니 조금 더 지켜보자고. 3개월 차 들어가는 2주 뒤에 다시 한번 보기로 하고 마무리된 두 번째 산부인과 진료..
심박수 96으로 뛰어주고 있는 아주 조그마한 태아의 초음파 사진 한 장을 받아들고 수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그리고 주체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늘나라로 떠나버린 아기 아빠가 너무도 생각이 났다. 그리고 원망하는 마음도 덩달아 함께 커져만 갔다.
그렇게 마음에서조차 기억에서조차 선명히 존재하는 아기아빠와 아직은 실감조차 안나는 뱃속 아기의 존재 그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나란 사람의 존재까지 너무도 갑갑하고 막막한 현실 속에서.....아기 아빠의 사망 소식 이후 2주는 정말 온전히 감당하기 너무 힘든 시간들의 연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