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야구라구 Oct 20. 2024

24KBO포스트시즌 복기
플레이오프편.

부제: 국민 유격수의 각성

결국 승자는, 또 한 번 윗자리에 있었던 삼성 라이온즈였다.


마법사를 격침시켰으나, 쌍둥이는 그 이상 나아갈 수 없었고, 사자는 아픈 몸을 가지고도 한국시리즈에 널널하게 진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호랑이굴로 도전하러갈 자격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호랑이 대 사자, 사자 대 호랑이. 백수의 왕을 가리는 대진이 성사되게된 플레이오프.


그 속을 한 번 들여다보고자 한다.






국민 유격수는 사자를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까.


'박진만의 성장과 그로인한 승자, 삼성 라이온즈.'


시즌 내내 박진만 감독은 부족한 경기운용 능력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그리고 이것이 가을야구로 이어질 것에 대한 많은 우려를 받아왔다.


특히 이미 많은 부상과 부진으로 인하여 투수진이 무너져있던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어려운 시리즈가 될 것임이 자명했다.


거기에, 1, 3차전 종료 후 쏟아진 비로 인하여 2위로서의 어드밴티지를 어느정도 상실하기까지해버린 삼성 라이온즈였기에 5차전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어려운 상황에 놓일뻔하였다.


그러나, 이번 가을 많은 감독들이 대단한 단기전 운용 능력을 보여주는 상황에서 박진만 감독도 그 대열에 합류하는것에 성공하였다.


우선, 한국시리즈의 선결조건이였던 '대구 홈 1, 2차전 승리'라는 선결조건을 아주 완벽하게 수행해내는데 성공했다.


1차전, 상대 선발투수 최원태와 믿을맨이였던 김진성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짓는것에 성공하였고, 2차전에서도 상대의 이번 가을, 최고의 히트상품이였던 손주영을 공략해내는데 성공하며 8회까지 10대1이라는 압도적인 리드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 이후, 비록 패배했지만 3차전에서도 비록 패배했지만 황동재의 깜짝호투와 더불어 9이닝을 신중한 투수운용을 통하여 1실점으로 틀어막는 모습과, 4차전 또한 레예스의 호투에 힘입어 9이닝 영봉을 해내는 모습 또한 상당히 인상깊은 부분이였다.  


특히 3차전, 예정되어있던 선발이 이승현이였으나 팀의 부족한 좌완불펜 사정을 생각하여 이승현을 불펜으로, 황동재를 선발투수로 올리는 초강수였는데, 비록 경기는 패배하였으나 1실점밖에 하지 않는 눈부신 성과를 보이는데 성공했다.


투수 운용뿐이 아니였다. 1차전 맹타를 휘둘렀던 윤정빈을 2차전 과감히 제외하며 김헌곤을 기용하였는데, 이게 또 기가막히게 들어맞아 김헌곤이 한경기 2홈런을 기록하는 성과를 내는데 성공하였고, 구자욱의 빈자리 또한 적절히 잘 메꿔내는데 성공하며 3승 1패로 시리즈를 가져오는데 성공하였다.


특히, 이번시리즈에서 늦은 가을비가 내려 우천취소가 2번이나 이뤄지는, 삼성 입장에서의 불상사가 있었다.  이를 통하여 준플레이오프에서 혈투를 치르고 LG투수진에게 휴식이 주어진 부분에 대해서도, 중요한 순간 홈런으로 점수를 뽑아내는데 성공하여 시리즈를 가져온 삼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정규시즌, 감독의 키워드가 '안정성'과 '관리'라면, 가을야구와 같은 단기전은 그 두 키워드를 모두 뒤집는, '과감함'이여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가을, 이강철, 염경엽 감독 모두 과감한 기용, 특히 투수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 과감함을 보이며 시리즈를 잡아온 터였고, 박진만 감독이 과연 그런 과감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많은 삼성팬들이 의문을 표했지만,


박진만 감독은 증명해내는것에 성공하였고 그것에 대한 성과로 지금, 광주로 가는 달빛 고속도로 위로 달리기 시작하였다고 할 수 있겠다.




또 한 번 눈물을 흘릴터. 그 눈물은 기쁨일지 슬픔일지.



물론 삼성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니 무조건 우승이라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여전히 부상이 뼈아프다. 결국 코너, 오승환, 최지광, 백정현은 예상대로 엔트리에 들어오지 못하였다. 이 중 코너의 부상이 특히 뼈아플 삼성이다.


시즌내내 든든하게 로테이션을 지켜주며 특히 후반기 대각성으로 삼성이 2위를 굳히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코너 시볼드의 견갑골 부상은, 안그래도 선발진이 헐거운 상황에서 플레이오프 이미 레예스까지 소모하고 올라온 상황이라 너무나도 뼈아플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레예스의 소모는 곧 례에스의 등판 순번이 밀린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삼성에게도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삼성의 플레이오프 키워드가 '홈경기를 잡아라'였다면, 이번 한국시리즈는 반대라고 할 수 있겠다. 홈 경기는 당연히 잡아야하는 필수조건이고, 가장 큰 조건은 '1, 2차전 중 한 경기를 무조건 가져와야한다'라고 할 수 있겠다.


마치 LG트윈스가 그랬던 것 처럼 말이다. 하지만 LG는 대구에서 한 경기도 잡아내지 못하였고, 그대로 1승에 만족한채 가을이야기를 마무리해야했다.


이런 상황에서, 2경기 중 1경기라도 잡아놓고 엘도라도로 가득차는 대구로 돌아간다면, 특히 선발의 추이를 봤을때 라우어-윤영철이라는 상대 예상 선발을 놓고 생각했을때 분명히 이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였고, 이때 레예스-원태인으로 1, 2차전을 대등하게 경기해낼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큰 이점이 되었을 것 이였지만,


아쉽게도 3차전을 영봉패 당하며 레예스가 4차전에 등판해버린 삼성 라이온즈다. 결국 원태인-이승현OR황동재로 1, 2차전 경기를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원태인의 어깨가 상당히 무거워지는 삼성라이온즈 일 수 밖에 없다.


또한 3, 4차전 급격하게 식어버린 팀 타선이 다시 한 번 플레이오프 1, 2차전때 처럼 살아나는 것이 간절하다. 구자욱이 돌아온다고는 하지만, 완벽하게 회복하여 타석에 들어설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에, 구자욱에게 가중 될 수 있는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김헌곤과, 박병호에 대한 비중이 크게 쏠리게 되는 삼성 라이온즈다. 특히 이번시즌 기아에 강하거나 임팩트있는 모습을 보였던 두 베테랑 선수들이, 정규시즌때만큼, 특히 좌완 선발이 많은 기아를 상대로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거기에 '국민유격수' 감독을 보유한 팀이라 그런지, 수비에 있어 시즌내내, 가을야구 내내 좋은 모습을 보였던 삼성이기에 수비적으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온 기아를 상대로 수비로 좋은 모습의 우위를 잡아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을 사자는 무섭다. 언제나 그랬듯이. 압도적인 정규시즌 전적? 그건 정규시즌때의 이야기일뿐, 가을은 또 다른 이야기가 써내려져가는 공책이다.


이 공책이 무조건, 붉은색으로만 물들 것 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이다.







이제 KBO에서 왕조는 불가능한 것 일까.


'눈부신 호투와 응답하지 못한 타선, LG트윈스.'


투수진의 물량이 걱정이였는데, 비가 와주었고, 3차전 임찬규와 에르난데스의 엄청난 호투는 다시금 잠실에 머금어진 기적의 기운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심어주었다. 


그리고 이어진 4차전, 투수진은 또 한 번 호투의 의지를 이어주었으나, 타선도, 부진을 이어내며 결국 잠실에서 시즌 종지부를 찍게된 LG트윈스이다.


가장 먼저 짚고가야할 부분은, 타선의 침묵이였다. 1, 2차전 각각 4점, 5점이라는 보이기엔 괜찮은 점수를 뽑아내는데 성공했지만 그것은 이미 승패가 많이 기울어진 이후였고, 홈으로 돌아온 3, 4차전에서 경기 총합 1점만을 뽑아내며 '이길 자격'을 갖지 못하게된 LG트윈스이다. 


야구에서 투수가 중요한가? 타자가 중요한가? 는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수준으로 난제로 꼽힌다. 그러나 가을야구에선 이 답을 정의할 수 있다. 바로 '타선이 중요하다 일 것 이다.'


가을야구는 결국 뒤가 없어야한다. 그렇다는 것은, 투수진을 얼마든지 쏟아부을 수 있고, 무조건 경기에서 이겨내야 한다.


그렇다고 할 때, 투수진으로 0의 행진을 이어가는 것 보다도 타선이 어떻게해서든 점수를 내주어야하는 것이 맞기에 가을야구에서 이기고 싶은자는 타선의 흥함이 우선시 되어야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특히 가을야구에서는 온도가 정규시즌때에 비해 많이 추워지기에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에, 단 한 점이라도 먼저 내줄 수 있는 타선을 가진팀이 유리한 고지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겠다.


그 예시를 이번 LG가 단적으로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겠다. 물량적으로는 부족할지 몰라도, 이미 전체적인 상황을 놓고봤을때, 우천으로 뜻밖의 휴식까지 얻어 2위의 어드밴티지를 어느정도 씻어낼 수 있었던 행운까지 따라주었던 것을 생각해도, 투수진이 훌륭하게 호투를 해주었지만 타선이 전혀 응답하지 못하면서, 시리즈를 내준 것이라고 분석해도 할 말이 없을 것 이다.


물론 1, 2차전의 경우 어느정도의 면피가 가능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최원태의 부진은 어느정도 감수할 수 있었지만, 손주영의 부진은 예상치 못한 것 이였기도 하고, 두 투수가 워낙 크게 초반부터 무너졌기에 말이다.


하지만 3, 4차전은 달랐다. 투수진이 엄청난 호투를 보여줘도, 타선이 전혀 응답하지 못하며 팬들의 질타는 다른 곳이 아닌 타선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중요찬스마다 김윤수에게 꽁꽁 묶여버리며 플레이오프 하이라이트 필름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오스틴의 부진이 가장 뼈아프다고 할 수 있을 것 이고, 3, 4차전에 차게 식어버린 신민재의 방망이 또한 원망할 수 밖에 없을 것 이다.


상대의 홈구장 크기에 대해 논하기 전에, 그 구장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은 그 홈 팀 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좀 알아야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손주영은 이번 가을야구를 통해 모든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럼에도 충분히 수확이 있는 가을이였다. 투수진에서 손주영은 정말 빛나는 존재였다. 김윤식이 건강히 돌아오고, 이민호가 다시 한 번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면, 김윤식/손주영/이민호/임찬규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은 굉장히 튼튼한 재목이 되어줄 수 있고,


손주영은 그 일원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을 이번 가을야구를 통해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준플레이오프에서의 역투는 정말 백미였다고 할 수 있을 듯.


내년 재계약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엘리저 에르난데스의 가을 역투 또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에르난데스의 호투를 통하여, 앞으로 가을야구 근처에 갔을 무렵 외인 부상이 생긴다면, 구단들이 고려해볼만한 새로운 방식의 외국인 카드 활용법이 에르난데스를 통해 제시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 임찬규는, 더이상 단순한 '재밌는 선수', '철없는 선수'가 아닌 어느덧 어엿한 LG의 중심축이 된 든든한 에이스로서 명함을 내밀 수 있다는 모습 또한 이번 가을야구를 통해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염경엽 감독 또한 가을야구에서 좋은 모습을 끊임없이 보여주며, 본인이 할 수 있는 모든 운용과 모든 좋은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특히 '에르난데스 시프트'라고도 할만한 에르난데스 활용법은 위에서도 말했듯 앞으로 대체 외국인 선수에 대한 새로운 활용법으로 제시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올해는 아쉽게 여기서 물러서야 하고, 내년시즌에 대한 걱정도 어느정도 안게된 LG트윈스지만, 그럼에도 이번 가을야구를 통하여 얻어가는 것 또한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번 탈락을 단순한 탈락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계속해서 이기는법'에 대한 학습이 된다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가 될 수 있을것으로 보이는 LG트윈스의 이번 가을이지 않았나싶다.





사자는 왕이 될 수 있을까.

마치며


결국은 삼성이 준플레이오프 리뷰에서 이야기했던 상수들을 모두 살려내는데 성공하며 광주로 가는 길은 달빛 고속도로가 되었다.


압도적인 홈구장에서의 모습과 잇몸으로 버티는 투수운용을 충분히 보여준 삼성임에도 상대가 이번시즌 유독 약했고, 대구에서도 성적이 좋은 타자들이 즐비하는 KIA이기에 많은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우선적으로 원태인과 레예스가 나오는 경기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필자의 키포인트로는 이승현이 등판하는 날에 깜짝으로 호랑이 사냥에 성공할 가능성을 점쳐본다.


KIA가 유독 낯선 좌완에게 약했던 모습을 생각한다면, 이승현이 선발로 등판한 경기에서 의외의 승리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생각이 있고,


구자욱이 빠르게 제 컨디션으로 돌아오는 것 또한 삼성의 가장 큰 지상과제이지 않을까 싶으며, 수비적으로 많이 앞서는 삼성이기에, 단기전에서 변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기아보다 우위에 서있는 것 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벌써 내일이다. 시즌 마지막, 삼성이 흘리는 눈물이 함유된 감정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제 LG는 중요한 기로에 놓였다고도 할 수 있겠다. 팀 전체적으로 말이다.


다음시즌, LG트윈스가 계속해서 컨텐더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이번 가을야구, LG를 지켜보면서 들어왔다. 


주요선수들의 나이가 상당히 들어가고있고, 특히 타선의 FA출신 박해민/김현수/박동원/오지환 등의 나이가 점점 차가고 있다는 것을 생각했을때, 리빌딩과 리툴링, 그 사이 어디쯤을 확실히 정하고 나아가야할 것으로 보인다.


중심 축이 되어줄 자원은 충분히 있다. 문성주, 홍창기, 문보경, 신민재와 더불어 이영빈, 이주헌, 김범석 등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만하다.


투수진 또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유영찬/손주영 등 젊은 축을 발견해냈지만, 여전히 물량적인 부분에서 새로운 얼굴들의 등장이 필요해 보이며,


이번 시즌 종료 후 최원태의 FA거취 또한 큰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원태의 재계약 여부에 따라, 어쩌면 앞으로 LG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약간의 힌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내년, 잠실에서는 또 한 번 가을야구가 열릴 수 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