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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워홀러 Nov 08. 2024

밴쿠버 건축회사, 네트워크의 모든 것(초보자 주의)

이민 1세대의 당돌한 실무 에세이-회사

영미권 국가에서 취업 난이도를 높이느냐 낮추느냐를 좌우하는 것은 단연 네트워크의 유무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네트워킹 행사 때 이름과 소속이 적힌 명찰을 나눠준다


네트워크는 '인맥' 정도로 번역하면 될 것 같은데, 현업 만 6년을 넘겼지만 나의 네트워킹 스킬은 매우 초심자 수준이므로 'OOO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과 본문 내용은 상충될 수 있음을 먼저 경고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경험을 빌려 계속 이어가 본다면,


가장 확실한 인맥 네트워크를 만드는 방법은 현지 학교에서 주관하는 모든 혜택들을 취하는 것*이다. 특히, BCIT 같은 직업학교는 취업에 관련된 프로그램들이 아주 풍성한데, 예를 들어 1대 1 이력서 첨삭, 인터뷰 연습, 멘토십 프로그램, 리더십 프로그램, 리더십 단기 세미나 그리고 정기적으로 있는 취업 박람회 등 이외에도 다수가 있다.


나는 이중 리더십 프로그램과 리더십 단기 세미나를 참여했었고, 졸업 후에는 멘토십 프로그램의 멘토로 참가했다. 특히 로컬 학교에서 멘토십 프로그램이 있다면, 반드시 참가해야 한다. 나는 유학 시절 이 프로그램의 존재를 몰랐었는데, 그 형식은 현업자와 재학생 1대 1로 학기 동안 꾸준히 월 1-2회 만남을 갖는 것으로 재학생은 멘토에게 과제에 대한 질문을 할 수도 있고, 취업 노하우와 생생한 실무 등을 들을 수 있다.


‘현업자인 멘토가 잡오퍼를 보장하지 않는다'라고 멘토십 프로그램 설명란에 공식적으로 명시되어 있으나, 멘토로서 내 경험으로는 맡은 멘티가 적극적이고 열심히 하는 학생이라면, 나는 충분히 인사담당자에게 소개를 해줄 것이다.


*학기당 최소 9학점의 파트타임 강의들을 수강함으로써 BCIT 취업 혜택들을 누릴 수 있다.




다른 방법은 오픈 박람회와 세미나에 참여하여 직접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이다. 세미나에는 주된 행사와는 별도로 항상 네트워크의 장을 마련해 놓는데, 이것은 영어로 Mixer라고 한다. 또 이곳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수다를 떨고 연락처를 주고받는 것은 Mingling 또는 Networking이라고 부른다.


출처: raic.org

이 장소만큼 본인이 취업을 희망하는 분야의 무수한 현업자들을 동시에 만날 곳은 없다. 이 기회를 잘 살리는 것이 무척 중요한데, 사람들에게 악수를 청하며, 내 이름을 소개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전부다. 그리고 행사 이후에도 계속 교류하고 싶은 사람들은 이름을 기억해 놓았다가 Linkedin을 통해 네트워크를 유지하도록 한다. (현장에서 명함을 받거나, Linkedin 친구등록을 해도 좋다.)


이들 한 명 한 명이 나의 취업을 100% 보장하진 않더라도, 그들과 대화를 나누며 안면을 늘여감으로써 스스로 취업 가능성을 조금씩 높이는 것이 이 네트워킹의 취지이다.


세미나 참여 외에 봉사활동을 참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출처: raic.org

박람회와 세미나 외 오로지 네트워킹만을 위한 모임을 개최되기도 한다. 이 경우 회사마다 별도 액티비티를 준비하기도 하는데, 내가 참여했던 한 Mixer는 입장 때 명찰과 개인당 세 숫자를 부여받았다. 그 숫자들은 본 행사 내 액티비티 시간 중 앉아야 할 테이블의 번호였다. 같은 테이블에 앉은 6-8명의 사람들과 20여분 동안 주어진 질문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퀴즈를 함께 푸는 활동이 마련되어 있었다.


어떤 로컬 건축회사들은 회사 스튜디오로 사람들을 초청해 파티를 여는 경우도 있다. 아래 회사의 경우, 건축업 실무자나 현업자가 아니더라도 ‘아무나' 참여할 수 있다.


이런 행사는 DJ가 틀어대는 큰 음악소리와 춤추는 무대가 있는 글자 그대로 '파티'이기 때문에 네트워킹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2023년과 2024년 참여한 파티, 해마다 갈 생각이다.


Meetup과 Facebook Group에 취업과 관련된 키워드 검색하는 것도 좋다. 현업자와 구직자들이 사교 목적과 가르침과 배움의 목적으로 여러 활동들을 주관하는데,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Facebook Group을 투박하게(?) 이용했던 방법은 아래와 같다.

11년 전 넘쳤던 패기가 아직도 느껴진다.

지금까지 열거한 방법들이 적극적인 네트워킹 방법이었다면, 간접적인 네트워킹도 존재한다. 운이 억수로 좋아야 하는 경우인데, 살다 보면 황금 같은 네트워크의 기회가 '스스로 넝쿨째 굴러들어 오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 기회들을 오는 종종 발로 뻥 차버렸는데 나의 지난 예를 들어보면,


• 도서관 Architecture 세션을 기웃거리는데, 스위스 출신 친구가 대뜸 점심을 먹었냐며 먼저 말을 건 적 있었다. 우리는 1층 카페에서 대화를 나눴는데, 그분은 건축가였다. 이후 헤어졌지만 내가 그를 먼저 찾은 적은 없다. 훌륭한 네트워크가 되었을 텐데, 지금 돌이켜보면 매우 아쉽다.


• 어학원에서 만난 친구 (태국에서 건축가)가 있었는데, 어학원 과정이 끝나며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다. (Linkedin을 검색해 보니 로컬 회사에서 일하고 있음.)


• 10년 전 친한 선배도 밴쿠버에서 함께 워홀을 했었는데, 선배가 1년 동안 묵은 홈스테이의 Father가 건축가였다. 지금 생각하면 최고의 기회였는데, 나는 한 번도 선배의 집에 놀러 간 적이 없었다. 지금 같은 기회를 가졌다면, 무조건 선배의 집에 자주 놀러 가 그와 안면을 텄을 것


• 새로 사귄 친구의 여자친구, 캘거리에서 건축학부 졸업하고 밴쿠버로 취업했었는데, 전혀 친해지지 못했다. 돌이켜 보면, 친분을 유지하며 네트워크를 유지했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 주짓수 친구들을 알게 되어 난생처음 따라간 북미 캠핑, 10명이 넘는 인원 중 두 명이 건축가였다. 캠핑 이후, 전혀 만나거나 소통하지 않았다. 네트워크를 유지했어야 했다.


지난 회사 편 밴쿠버 건축회사, 이직은 자유롭다에서 언급했듯이, 밴쿠버에서 취업 인터뷰는 예상치 못한 사건이 계기가 되어 일어난다. 따라서 항상 유비무환의 자세로 예기치 않은 간접적인 네트워크들을 적극적인 네트워크로 유지하도록 한다.




다음 회사 편은 인사고과와 연봉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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