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이상한 복권방』 2

이부작의 소설

by 이부작

[2부] 사건의 시작


(사고 직후)

눈꺼풀이 너무 무거운 기자는 주변에서 사람들이 웅성대는 소리가 잠꼬대처럼 들렸다.


"김 소방관, 빨리 자를 거 가져와, 여기 사람이 뒷좌석 밑에 있네...살아있어...빨리 가져와"


"기적이네요...택시가 트럭 밑으로 들어갔는데 이렇게 살아있을 수 있다니, 택시 운전사와 트럭 기사는 즉사했습니다."


"그래, 이 사람은 살려보자고!"


"네, 아까 트럭 운전석을 보니깐 술 냄새가 코를 찌르더라고요, 트럭 기사가 만취한 것 같습니다. 트럭은 택시를 넘어 선후 벽을 들이받고 기사도 창문으로 튀어나와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요"


"그래, 조금만 더 하면 뺄 수 있을 것 같아!"


"네, 팀장님, 이제 거의 다 됐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기자는 구조 대원들에 의해 뒷좌석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뒷좌석 승객의 몸 상태를 확인한 구조 대원 한 명이 나지막이 말을 뱉었다.


"와...이 사람 털끝 하나도 다치지 않았네...20년 소방관 생활 중에 이런 건 처음 보네...기적이야 진짜..."


기자는 지금 자기가 천국에 있는지 지옥으로 떨어졌는지 헷갈려 하며 비몽사몽 다시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진료실)


기자의 몸은 아픈데도 하나 없고 지난 일주일 동안 과로를 해서 너무 피곤했었는데 하루 잠을 푹 자니 솔직히 기분도 좋아 보였다. 의사는 기자의 멀쩡한 몸을 보며 놀라는 표정으로 말을 걸었다.


"이건 정말 기적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차가 완전히 찌그러졌는데 선생님은 충돌할 때 운전석 뒤쪽 레그 룸으로 넘어졌고 딱 선생님 몸 크기의 공간만 남아있었다고 하네요, 이런 큰 사고에서 털끝만큼도 다치지 않았다는 건 정말 기적입니다. 그리고 몸 상태를 보니 너무나 건강하셔서 오늘 바로 퇴원하셔도 될 것 같네요."


"네, 고맙습니다. 선생님, 그런데 택시 기사님 장례는 혹시 이 병원에서 치르나요?"


"네, 제가 듣기로는 우리 병원 장례식장에 모셨다고 들었습니다"


"아, 그렇군요... 퇴원하면서 그래도 들러 봐야겠네요, 고맙습니다"


"네, 그리고 몸 상태가 혹시 나빠질지 모르니 다음 주에 다시 병원에 방문해서 체크해 보시죠. 가능한 일정은 간호사와 상담하고요"


"네, 알겠습니다."


기자는 복잡한 마음으로 진료실에서 나왔다.


그때, 등 뒤에서 하이톤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야, 이기자!"


"아니, 여경찰? 여긴 웬일이냐?"


"와... 정말 멀쩡하네! 옆 동료에게서 큰 사고가 났다고 들었는데 거기 네 이름이 있길래 놀래서 달려왔지, 근데 너 정말 멀쩡한 거야?"


"머, 보이는 데로... 나도 너무 황당하긴 하네..."


"휴, 그럼 다행이네, 시간 되면 차 한잔하면 좋은데 방금 또 호출이 와서 먼저 갈게, 몸조리 잘하고, 나중에 소주 한잔하자!"


"어, 그래...나는 퇴원 준비해야겠다. 조만간 보자고"


"건강 잘 챙기고, 연락할게"


동네 소꿉친구인 여경찰이 떠나는 모습을 보고 이기자의 마음속 한구석에는 뭔가 약간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여경찰은 친구가 하나도 다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한 후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사무실로 복귀를 했다.


(장례식장)


이기자가 고인이 된 택시 운전기사의 영정사진 앞에서 짧게 묵념을 했다.


그리고 그 순간 기자는 어제 택시를 타고나서 기사님과 나눈 짧은 대화가 생각이 났다.


"로또는 사셨어요?"


"아, 네"


"소문 듣고 이 집에서 사셨나 보네요?"


"네?"


"아, 이곳에서 로또를 사면 일주일 동안 액운을 막아준다고 친구가 말해주더라고요... 요즘 이 동네에서 종종 도는 소문이죠... 물론 말도 안 되는 허무맹랑한 소리죠!"


"네...(개소리이군)"


"그래도 오늘 일요일이기도 하고 친구 말에 속는 셈 치고 로또 한 장 사려고 이곳에 왔는데요, 저는 손님 먼저 모셔다드리고 다시 와야겠네요, 어제 꿈도 잘 꿨고 이번엔 1등 당첨의 기운이 봄바람에 실려 오는 게 팍팍 느껴집니다. 하하하!"


'...(무지 시끄럽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쿵' 하고 천둥 치는 소리가 들렸고 기자는 정신을 잃었다. 그 다음엔 온 세상이 모든 게 정적뿐이었다.


이기자의 상념을 깨운 건 기사 아내 분의 목소리였다.


"에고...고맙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오셨는지요?"


기사의 아내 분이 갑자기 질문을 하자 당황한 표정으로 기자가 얼렁뚱땅 대답을 했다.


"아, 연극 동호회에서 알고 계시던 분입니다. 제가 일이 있어서 먼저 가겠습니다. 빨리 기운 차리십시오"


‘남편은 연극에 연자도 모르는데 연극 동호회 라니?’


기사 아내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서둘러 자리를 뜨며 사라지는 남자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았다. 거짓말을 하다 들킨 아이처럼 뭔가 수상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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