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괜찮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가 어디까지일까를 경험한 3월.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하며 버텨온 나의 3월에 심심한 위로를 보내본다. 다양한 경험으로 내가 얻은 것, 하나. 이제 앞으로 못 할 일은 없겠다 싶다. 나를 지키기 위해 길러온 습관 중 하나는 극한의 힘든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으로 보자! 이 마음 한 가지다. 오직 내가 견디기 위해서.
그런 습관이 참 나를 단단하게 키웠구나 싶은 게 마음 한편으론 짠하면서도 기특하다 싶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난 내가 마음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곳엔 어느 것 하나 소홀하기가 힘들다. 내 가정도, 내 학급도, 내가 만나는 아이들도, 내가 몸담은 학교 전체를 위한 일도! 내가 가진 에너지는 정해져 있는데 그것보다 넘치는 에너지를 쏟아부으려고 하니 힘들 수밖에.
우스갯소리로 내가 그렇게 한다고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적당히가 나에겐 너무 어려운 과제다. 어떻게 하는 것이 적당히 한다는 지점인지 물음표가 새겨진다. 그러나 그 "적당히"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나도 안다. 내가 가진 기준의 높이가 때론 다른 이들을 불편하게도 힘들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러나 난 끊임없이 애쓰는 사람이고 싶은 걸 어쩌겠는가.
적당히 눈감는 게 안 되는 것을 어쩌겠는가.
열심히 하고 싶은 사람인 것을 어쩌겠는가.
애살이 많은 사람인 것을 어쩌겠는가.
누군가는 하지 않는 일을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인 것을 어쩌겠는가.
나를 삼켜버릴지도 모르는 여러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면서 느낀 건,
내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한 마음이 앞서 행한 일들이기에 "다 괜찮다."가 된다.
괜찮다.
내 몸이 힘들어도,
내 시간이 부족해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못 해도,
나를 돌보는 시간이 부족해도.
조금 더 욕심을 내본다면 그 다수를 위함이 "좀 더 뜻있는 길 위에 놓인 나"가 되면 좋겠다.
롤케이크 하나에도 가득 꽂힌 촛불을 보며 행복해하는 아들이,
달리기하며 여기저기 꽃망울을 터뜨리는 벚꽃을 보며 행복해하는 내가,
주인을 선택하듯 딸에게 다가와 안기는 강아지를 보며 행복해하는 딸이,
이 기나긴 3월을 지나며 나에게 다가온 주말의 행운 같은 행복이 반가운 오늘이다. 작고 반짝이는 작은 순간은 늘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