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가짐을 돌보는 중입니다.
바다의 포식자, 상어는 부레가 없다. 그래서 움직이지 않으면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여기에 더해, 스스로 아가미에 물을 펌프질 하는 근육이 부족해 끊임없이 헤엄쳐야 한다.
유영하면서 입을 벌려 들어온 물을 아가미를 통해 계속 흘려보내야 물속의 산소를 얻어 호흡하기 때문이다. 이를 '램 환기'(Ram Ventilation)라 부른다. 바다의 포식자라는 별명에 비해 매우 피곤한 운명을 타고난 셈이다.
흥미롭게도, 모든 상어가 이토록 피곤하게 사는 것은 아니다. 일부 상어는 아가미에 물을 펌프질 하는 근육이 있어 정지 상태에서도 호흡할 수 있다. 이들은 해저에 몸을 뉘인 채 거의 움직이지 않고 휴식을 취한다. 또 어떤 종은 강한 조류 지역에 머물며 스스로 헤엄칠 필요 없이 에너지를 절약하며 호흡한다.
하지만 백상아리, 청상아리처럼 대양을 빠르게 헤엄치는 상어들은 램 환기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잠시라도 멈추면 호흡이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이들은 뇌의 절반만 잠이 드는 '반구 수면'(unihemispheric sleep)을 취하거나, 무의식적으로 계속 헤엄치는 방식으로 능동적 휴식을 취한다.
끊임없이 헤엄쳐야 하는 상어의 모습에서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얼핏 스쳐간다.
우리는 휴식을 갈망하지만, 그 방식은 매우 내향적이고 수동적인 경향이 있다. 2007년 파이낸셜뉴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직장인의 46%가 휴가에서 가장 원하는 것으로 '휴식'을 꼽았고, 2024년 헬스조선 조사에서도 한국인 10명 중 4명은 '집에서 혼자 쉬는 것'을 최고의 휴식이라고 답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에서 쉬는 시간에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다. 우리는 종종 스마트폰을 휴식의 도구로 여기지만, 사실은 가장 큰 방해꾼이다. 스마트폰에서 쏟아지는 자극적인 정보는 뇌를 끊임없이 과부하시킨다.
알림과 '좋아요'에 중독된 뇌는 차분한 휴식을 거부하게 된다. 한 연구(KISTI, 2017)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활용한 휴식은 활력 증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우리의 몸은 쉬고 있지만, 가장 쉬어야 할 뇌는 계속 일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는 휴식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무의미한 스마트폰 스크롤 대신 가벼운 산책으로 뭉친 몸을 풀고, 머릿속을 괴롭히는 고민 대신 독서로 마음을 전환하는 능동적인 휴식을 선택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긍정적인 생각의 선순환을 만들고, 활기찬 삶을 되찾는 첫걸음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휴식은 어떤 모습일까? 단순히 '쉬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쉬느냐'에 따라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진다.
한 연구(학위논문)에 따르면, 신체 활동(운동, 등산 등)은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낮추는 데 가장 효과적이었으며, 삶의 만족도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가 흔히 "근육이 뭉친 피로는 가벼운 운동으로, 여행의 여독은 잠으로,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는 독서로 푼다"라고 말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피로의 종류에 따라 해소하는 방법도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근육이 뭉쳤다면 가벼운 ‘활동’으로
뭉치거나 뻐근한 육체적 피로는 역설적이게도 가만히 있는 것보다 가벼운 활동으로 푸는 것이 효과적이다. 격렬한 운동 후 가볍게 걷거나 스트레칭하는 것을 '액티브 리커버리'라 부른다. 이 능동적 회복 방법은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근육에 쌓인 젖산과 같은 피로 물질을 더 빠르게 배출하도록 돕는다. 마치 정체된 도로를 뚫어주는 것과 같다.
여독은 잠이 보약
여행으로 인한 여독은 낯선 환경과 불규칙한 생활로 깨진 신체 리듬을 바로잡는 것이 우선이다. 이럴 때는 충분한 수면이 최고의 약이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몸은 손상된 세포를 복구하고, 에너지를 재충전하며, 호르몬 균형을 되찾는다. 이는 내 몸이 스스로 회복할 시간을 확보해 주는 능동적인 행위이다.
마음의 피로는 ‘전환’으로
마음을 짓누르는 스트레스성 피로는 뇌를 쉬게 할 전환이 필요하다. 영국의 서식스 대학교(University of Sussex) 연구에 따르면, 독서는 스트레스 수준을 68%까지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책 속 이야기에 몰입하는 동안 우리는 일상적인 고민에서 벗어나 '심리적 분리'를 경험하게 된다. 이는 마음을 쉬게 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회복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헤엄을 멈추면 질식하는 상어처럼, 우리도 무의미한 휴식에 멈춰 있으면 삶의 활력을 잃는다. 특히 인슐린 저항성으로 혈당을 조절해야 하는 우리에게 휴식은 단순한 멈춤이 아닌, 능동적이고 전략적인 행위이다.
근육을 움직이는 능동적인 휴식은 인슐린의 역할을 돕는 중요한 메커니즘이다. 근육을 사용하면 인슐린의 도움 없이도 혈액 속 포도당을 근육 세포 안으로 바로 끌어들이는 비밀 통로(GLUT4)가 열린다. 또한 꾸준한 운동은 인슐린 수용체를 더 민감하게 만들어 인슐린이 제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단순히 칼로리를 소모하는 것을 넘어, 몸의 핵심적인 기능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상어처럼 능동적이고 전략적인 휴식이 혈당을 관리하고, 활기찬 삶을 되찾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