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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부지런히 돌아보자

by 이상한 나라의 폴

해외 주재원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 본사 전무님과 이야기를 나눈 경험을 소개한다. 전무님은 자기 관리를 위해 저녁 일정은 언제나 9시에 마치고 다음날 새벽 4시에 아침 운동으로 약 40 분간 달리기를 하신다. 이 생활은 본사에 있을 때나 해외 출장 중이거나 상관없이 일정했다.


어쩌다가 한참 후배인 내가 (전무님 나이에 비해) 젊은 내가 당뇨가 있다고 하자. 운동을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 “혈당 관리로 운동이 가장 좋다는 건 알지만 일과 후 저녁을 먹으면 몸이 늘어지고, 잠이 쏟아져서 운동을 못한다고 말씀드리면서 그래서 당뇨병은 실제 관리가 어렵다고 핑계를 대었더니 이해를 못 한다는 표정이셨다.


내 핑계는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으므로 대체로 사실이다. 다만 어떻게 하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순환을 만들지 고민하지 않고 경험이라는 사실만 보면 그렇다.


제2형 당뇨란 무엇인가?

제2형 당뇨는 우리 몸의 혈액 속에 당(포도당)이 정상보다 많이 존재하는 상태를 말한다.. 쉽게 표현하면, 우리 몸이 들어온 당분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혈액 속에 당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당신의 몸은 지금 '비상사태'

혈액 속에 당이 많다는 것은 단순히 달콤한 피가 흐른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마치 고속도로에 차량이 가득 차서 정체가 시작된 것처럼, 우리 몸의 혈액순환 체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신호다. 이 혈당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모세혈관이 막히고,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우리 몸은 이른바 '비상사태'에 돌입하게 된다.

이때 우리 몸이 보이는 가장 흔한 반응이 바로 '졸음'과 '무기력증'이다. 식사 후 쏟아지는 잠은 단순한 나른함이 아니라, 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뇌가 잠시 주인을 재우고 혈액을 청소하려는 생체 반응이다. 당뇨가 있는 많은 분들이 "운동을 해야 하는 건 알지만, 몸이 늘어져 도저히 할 수가 없다"라고 말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면 우리 몸은 생존을 위해 강제로 휴식 모드로 들어간다. 이때 느끼는 졸음과 무기력감은 개인의 의지로 극복하기 어려운 생리적 반응이다.


선순환의 시작: 움직임이 만드는 기적

가장 우선순위로 입에 들어가는 음식의 종류와 순서를 바꿔서 혈당이 올라가는 속도를 조절한다. (참조 https://brunch.co.kr/@b953c849bbf24db/53). 그래야 움직일 여력이 생긴다.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혈당이 급속히 안정화되고, 몸이 더 가벼워져서 더 많이 움직일 수 있게 되면서 선순환을 시작할 수 있다.


혈당을 낮추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

음식으로 혈당이 오르는 속도를 조절했다면, 식곤증이 약해지고 몸의 늘어지는 느낌도 줄어든다. 드디어 움직일 여력이 생긴다. 이제 혈당을 외부적인 방법으로 조절하는 대안을 추가한다.


움직임이다.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혈당이 급속히 안정화되고, 몸이 더 가벼워져서 더 많이 움직일 수 있게 되면서 선순환이 시작된다. 혈당을 많이 소비하는 조직인 근육을 움직여서 혈당을 강제적으로 소모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옛날 기록영상에서 흔히 보듯이 외부에서 손잡이를 돌려서 엔진 시동을 거는 것과 같은 방식을 상상하면 된다.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는 원리


1. 인슐린 비의존적 포도당 흡수 증가

운동 중에는 근육 수축 자체가 인슐린의 도움 없이도 혈액 속의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끌어들인다. 이 과정은 GLUT4(Glucose Transporter type 4)라는 포도당 수송체가 세포막으로 이동하여 포도당을 흡수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평소에는 인슐린이 있어야만 GLUT4가 활성화되지만, 운동할 때는 근육의 수축만으로도 이 수송체가 작동하게 되어 혈당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인슐린이라는 '열쇠'가 없어도 근육 활동이라는 '비밀번호'로 문을 여는 것과 같습니다.


2. 인슐린 민감성 향상

운동은 장기적으로 근육 세포를 인슐린에 더 민감하게 만든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근육 세포의 인슐린 수용체 수가 늘어나고 기능이 개선된다. 이로 인해 같은 양의 인슐린으로도 더 많은 포도당을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게 된다. 즉, 운동을 통해 인슐린이라는 '열쇠'가 더 정교하게 다듬어진다. 이 효과는 운동 후 최대 72시간까지 지속될 수 있어, 규칙적인 운동이 당뇨 관리에 매우 중요하다.


당뇨 관리를 위한 운동,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1. 식후 10분 산책: 혈당 스파이크를 막는 골든 타임

식후 가벼운 산책은 혈당 스파이크를 막는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식사 후에는 혈당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는데, 이때 근육을 사용하면 혈액 내의 포도당이 근육으로 이동하여 에너지로 소모된다. 이를 통해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완화할 수 있다.


2018년 '스포츠 의학(Sports Medicine)' 학술지에 발표된 메타 분석 연구에 따르면, 식사 직후 짧은 시간(2~10분)의 걷기만으로도 식후 혈당 수치가 현저히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특히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당뇨병 환자에게 큰 이점을 제공한다.


식후 산책은 인슐린을 사용하지 않고도 근육 세포가 포도당을 흡수하게 하는 메커니즘을 활성화한다. 이는 인슐린 기능이 저하된 당뇨병 환자에게 매우 유리하다. 또한, 소화를 돕고 식곤증을 줄이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이처럼 짧은 시간의 활동도 혈당 조절에 큰 도움이 되므로,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일상생활 속 유산소 운동: 혈당을 직접 낮추는 일상 속 습관

유산소 운동은 당뇨병 관리의 기본이다. 심장과 폐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혈액순환을 촉진해 전신 세포가 포도당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한다. 특히 빠르게 걷기나 계단 오르기 같은 중강도 유산소 운동은 인슐린 독립적으로 근육이 포도당을 사용하는 능력을 높여 혈당을 직접적으로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 저널에 2011년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일주일에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한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당화혈색소가 평균 0.7~1.0% 감소하였다. 또한, '란셋(The Lancet)'에 실린 연구에서도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이 공복 혈당을 유의미하게 낮추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유산소 운동은 체중 감소에도 기여하여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한다. 운동을 지속하다 보면 신체가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므로, 같은 양의 운동을 해도 시간이 지날수록 혈당 조절 효과가 커진다. 꾸준한 유산소 운동은 당뇨 합병증의 위험을 낮추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 출퇴근 시 한 정거장 (약 15~20분 거리)을 걸어가서 버스나 전철을 탄다. 150분/7일 =20분/일


3. 근력 운동: 인슐린 민감성을 깨우는 가장 강력한 무기

근력 운동은 인슐린 민감성을 향상하고 혈당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근육은 혈당을 소비하는 주요 기관이므로 근육량이 늘어날수록 더 많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스쿼트와 같은 하체 운동은 몸에서 가장 큰 근육군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 효과가 크다. 근력 운동은 인슐린 수용체의 민감성을 높여 인슐린이 포도당을 세포 내로 더 잘 이동시키도록 돕는다.


미국 당뇨병 학회(ADA)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 민감성 향상과 혈당 조절을 위해 일주일에 최소 2회 이상 근력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2013년 '미국 의학 협회 저널(JAMA)'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유산소 운동과 저항 운동을 병행한 그룹이 유산소 운동만 한 그룹에 비해 당화혈색소(HbA1c) 수치가 더 크게 감소했다는 결과가 있다.


근력 운동은 단기적으로 운동 직후의 혈당을 낮추는 효과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기초 대사율을 높여 평상시에도 혈당을 더 잘 조절할 수 있게 돕는다. 운동을 통해 근육 글리코겐 저장 능력이 향상되면,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막는 데 기여한다.


예) 3분 안에 해치우는 근육운동 : 스쿼트 20개 x3세트 또는 팔 굽혀 펴기 10개 x 3세트


아침운동이 좋을까? 저녁운동이 좋을까?

시도 때도 없이 하면 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일상생활 속에서 잔 움직임을 많이 한다. 그리고 식사시간 이외 입을 닫아야 하는데 혹시 실수로 뭔가 입에 넣었다면 바로 움직인다.


30kg을 감량한 직장동료에게 그 비결을 우문했더니,

“Eat less, move more”라는 현답이 돌아왔다.

제2형 당뇨는 올바른 식습관과 꾸준한 움직임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으며, 오히려 더 건강한 생활습관을 만들어가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식후 졸음과 무기력감이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되,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실천해 간다면, 작은 변화가 쌓여 큰 변화를 만들 것이라 믿는다.


“Stay Hungry, keep moving”

혈당을 관리한다는 의미는 부지런히 내 몸을 움직여서 혈당을 소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부지런하게 산다는건 부자가 될 확률이 높으니 부자가 될 팔자라고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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