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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형 당뇨병, 부자가 될 팔자

by 이상한 나라의 폴

당뇨병이라는 이름의 불청객

제2형 당뇨병을 아주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우리 몸의 세포들이 포도당(혈당)을 받아들일 때 필요한 '열쇠'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인슐린이다. 그런데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은 이 열쇠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마치 자물쇠가 녹슬어서 열쇠를 아무리 돌려도 문이 안 열리는 것처럼, 인슐린이 있어도 세포가 포도당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를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한다.


결국 혈액 속에는 포도당이 넘쳐나고, 세포들은 영양실조 상태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다. 그래서 당뇨병 환자들이 많이 먹어도(다식), 물을 많이 마셔도(다음), 소변을 자주 봐도(다뇨) 계속 피곤하고 체중이 줄어드는 것이다.

the-level-of-sugar-in-the-blood-3310318_1280.jpg Pixabay로부터 입수된 AS Photograpy님의 이미지 입니다.

조용한 팬데믹, 당뇨병의 습격

세계 당뇨병 재단 통계자료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은 전 세계적으로 전체 당뇨병 환자의 90%에 이르는 2억 8천만 명이 앓고 있다. 이 수치는 2045년까지 7억 8,3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성인의 약 8명 중 1명에 해당하며 유병률이 46% 증가하게 됩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젊은 세대의 당뇨병 급증이다. 질병관리청 발표에 따르면 30세 미만 젊은 세대 당뇨병이 13년간 급증했고, 전 세계적으로 소아청소년 신규 2형 당뇨병 진단이 일본에서 80%, 대만에서 50% 증가했다.


이는 전염병이 아닌 질병으로는 유례없는 확산 속도다. 왜 하필 당뇨병일까? 그 이유를 이해하려면 대사증후군의 특성을 봐야 한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혈압, 혈당장애, 이상지질혈증이 함께 나타나는 증후군으로, 모두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 바로 현대적 라이프스타일이다.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당뇨병... 이들은 모두 같은 원인에서 나온 서로 다른 증상이며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앉아서 보내는 시간의 급증은 체내 혈당의 주요 수요처인 근육량 감소의 원인

가공식품과 정제당의 범람은 급격한 혈당 변동의 원이이며 이는 인슐린 분비 과부하 초래

만성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은 복부에 지방을 축적하게 하는 코르티솔 분비 증가 원인.

도시화된 환경은 신체활동 기회를 감소시켜 전반적 대사 기능 저하


제2형 당뇨병은 대사 이상의 '최종 보스'

인슐린이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를 총괄하는 핵심 호르몬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연쇄적으로 모든 대사 시스템이 무너진다. 바로 현대 문명이 만들어낸 이 시스템적 붕괴의 대표 주자가 당뇨병인 것이다. 단순한 질병 하나가 아니라, 현대인의 생활양식 전체가 만들어낸 종합적 결과물이다.


1700년 영국의 한 농부가 하루에 섭취하는 설탕의 양은 고작 4파운드(약 1.8kg) - 1년 기준이다. 하루로 계산하면 찻숟가락 반 정도에 불과했다. 그가 단맛을 느낄 수 있는 건 가끔 먹는 꿀이나 제철 과일이 전부였다.


아침 6시에 일어나 밭에서 일하고, 저녁이 되면 곯아떨어지는 삶. 그의 근육은 하루 종일 당분을 태우며 에너지를 소모했고, 혈당은 자연스럽게 안정적이었다.


1800년. 영국은 산업혁명의 한복판이었다. 공장이 들어서고, 설탕 플랜테이션에서 실려온 하얀 결정체가 도시를 물들이기 시작했다. 이제 영국인 개인당 설탕 소비량은 18파운드로 4배 증가했다. 여전히 하루 치로는 적지만, 변화의 신호탄이 올라간 것이다.


1850년, 산업혁명이 절정에 달했을 때. 설탕은 36파운드가 되었다.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달콤한 차와 과자로 하루의 피로를 달랬다. 하지만 농부였던 조상들과 달리, 그들의 하루는 기계 앞에 서서 반복적인 동작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근육이 소모하는 에너지는 줄고, 섭취하는 당분은 늘어나는 역전 현상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20세기. 영국인의 설탕 소비량은 연간 100파운드를 넘어섰다. 1700년의 25배다. 하루에 약 120g, 각설탕 30개 분량을 먹게 된 것이다.


이 시기 흥미로운 통계가 있다. 인슐린이 발견되기 전까지 1형 당뇨환자의 기대 수명이 32세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1921년 인슐린 발견 이후, 정작 문제가 된 것은 1형이 아닌 2형 당뇨병의 급속한 확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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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역설: 치료법을 찾았지만 환자는 늘어났다

20세기는 당뇨병 치료의 황금기였다. 1921년 인슐린 발견, 1950년대 경구용 혈당강하제 개발, 1980년대 혈당측정기 보급등 의학은 당뇨병을 정복해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 시기에 당뇨병 환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우리나라만 봐도 2010년 202만 명에서 2015년 252만 명으로 5년 만에 24.6% 증가했다.


왜일까? 의학 기술은 발전했는데 환자는 늘어나는 이 모순의 답은 바로 '속도'에 있었다.


인류가 수십만 년 동안 적응해 온 것 vs. 산업혁명 이후 급변한 것들

자연 상태의 음식 vs. 정제당과 가공식품의 대량 생산

육체노동 중심의 생활 vs. 앉아서 하는 일의 증가

계절에 따른 식단 변화 vs. 사계절 내내 같은 음식

간헐적 기아(단식?) 상태 vs. 24시간 언제든 먹을 수 있는 환경


300년이라는 시간은 인류 진화사에서 보면 찰나의 순간이다. 우리 유전자는 여전히 1700년 영국 농부의 것과 똑같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은 완전히 다른 행성이 되어버렸다.


당뇨병의 급증은 결국 진화의 속도와 문명의 속도 사이의 간격이 만들어낸 현상이었다. 우리 몸이 "잠깐, 너무 빨라!"라고 항의의 신호를 보내는 것이 바로 인슐린 저항성인 셈이다.


속도를 늦춰야 할 음식들, 속도를 맞춰줄 음식들

"당뇨에 좋은 음식이 뭔가요?"

이것이 당뇨병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어떤 음식이 우리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하는 것이다.


반려견들에게 배우는 지혜

우리가 키우는 강아지들을 관찰해 보자. 몸이 아프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그들이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무엇일까? 먹지 않는 것이다. 반려견들은 타고난 지혜로 안다. 몸을 보호하는 첫 번째 방법은 음식 섭취에 주의를 기울이는 일이라는 것을.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다. 몸에 좋은 것을 찾기보다 먼저 어떤 것이 몸에 해로웠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내 몸이 좋지 않다면, 그동안 우리가 무심코 입에 넣어왔던 것들을 되돌아볼 때다.


단순히 음식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이 안전하게 반응할 수 있는 속도로 식생활을 조율하는 것이다. 급격한 혈당 상승을 일으키는 음식들은 마치 과속 운전과 같아서, 우리 몸의 인슐린 시스템을 혹사시키고 결국 고장 나게 만든다.


속도를 늦춰야 할 것들 (과속 음식들):

1. 급가속 당분들; 혈당을 로켓처럼 급상승

설탕, 물엿, 꿀 등이 직접 들어간 음식

탄산음료, 과일주스, 스포츠음료

케이크, 과자, 아이스크림 등 가공 디저트

2. 터보 엔진 탄수화물; 정제 과정에서 섬유질이 제거되어 소화가 너무 빠름

흰쌀, 흰 빵, 흰 국수류

떡, 시리얼 등 혈당지수가 높은 곡물류

3. 화학 첨가물 과속족; 자연 상태가 아닌 인공적 변형으로 몸이 혼란스러워함.

라면, 즉석식품

햄, 소시지 등 가공육

트랜스지방이 많은 튀긴 음식


속도 조절의 철학 - 제한이 아닌 적응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요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당뇨병 식단 관리를 '제한'이나 '금지'의 관점으로 보면 안 된다. 이것은 속도 조절의 문제다.


인류는 수십만 년 동안 자연 상태의 음식을 먹으며 진화했다. 우리 몸의 대사 시스템은 천천히 소화되는 복합 탄수화물, 자연 상태의 단백질과 지방에 최적화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 200년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특히 지난 50년 동안 우리의 식생활은 급격하게 변화했다.


정제당, 가공식품, 인스턴트... 이런 음식들은 마치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나타난 급커브와 같다. 우리 몸이 적응할 시간도 주지 않고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내린다.


당뇨병은 결국 우리 몸이 "속도를 줄여달라"라고 보내는 신호다. "너무 빨리 변화하고 있어. 나는 아직 적응이 안 됐다고!". 따라서 현대의 식생활은 제한한다는 관점보다는 안전하게 커브를 돌 수 있도록 식사/소화를 급브레이크가 아닌, 부드러운 코너링을 위한 속도 조절이다. 일단 탈선하면 자연적인 항상성으로 되돌아가기 힘들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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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를 채울 것들:

우리 몸 속도에 맞춰줄 음식들 (순항 음식들):

이제 비어있는 자리를 어떻게 채울까? 우리 몸이 수만 년 동안 익숙해온 자연스러운 속도의 음식들로 채우면 된다. 이런 음식들은 혈당을 천천히, 안정적으로 올려주면서 인슐린 저항성도 개선해 준다.

1. 천천히 방출되는 에너지원 ; 섬유질이 살아있어 소화가 천천히, 혈당도 완만하게 상승

현미, 귀리, 통밀 등 통곡물

고구마, 감자 등 자연 상태의 전분질

2. 안정적 연료 공급원 : 단백질은 혈당에 직접 영향 주지 않으면서 포만감 오래 지속

생선, 닭 가슴살, 두부, 콩류

견과류(하루 한 줌 정도)

3. 몸에 친화적인 기름 ;염증을 줄이고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도움

올리브오일, 아보카도오일

견과류, 씨앗류의 불포화지방

4. 소화 속도 조절사 ; 식이섬유가 다른 음식의 소화 속도를 늦춰줘서 혈당 완충 역할

잎채소, 브로콜리, 양배추 등

해조류, 버섯류


왜 먹고 돌아서면 또 배고플까?

당뇨 환자들이 흔히 호소하는 증상이 있다. "밥을 먹었는데도 금세 또 배가 고파요." 이것은 단순한 식탐이 아니다. 당뇨병은 혈액 속 포도당이 세포로 들어가지 못해 혈당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포도당이 충분한 경우에도 인체는 포도당 전환이나 포도당 생성 억제를 하지 못한다.


쉽게 말하면, 혈액 속에는 당분이 넘쳐나는데 정작 세포들은 영양실조 상태인 것이다. 세포들이 "배고파!"라고 계속 신호를 보내니, 뇌는 "더 먹어야겠다"라고 판단하게 된다. 마치 창고에는 쌀이 가득한데 자물쇠가 고장 나서 꺼낼 수 없는 상황과 같다.


이래서 당뇨 환자들은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지지 않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더 먹으면 혈당은 더 올라가고, 인슐린 저항성은 더 심해지고, 세포들의 배고픔 신호는 더 강해진다.


한식의 숨겨진 지혜: 탄수화물의 질이 답이다

그렇다면 이 악순환을 어떻게 끊을 수 있을까? 답은 의외로 우리 가까이에 있다. 바로 우리 전통 한식 자체가 가진 구조적 장점에서 말이다. 한국의 전통 상차림을 떠올려보자. 밥상에 올라오는 것은 현미밥이나 잡곡밥 한 그릇과 함께 김치, 나물, 된장국, 그리고 다양한 채소 반찬들이다.


여기서 핵심은 탄수화물이 문제가 아니라 탄수화물의 질이 문제라는 점이다. 우리 조상들이 먹던 현미, 보리, 조, 수수 등은 모두 복합탄수화물이었다. 정제되지 않은 곡물은 섬유질과 각종 미네랄이 그대로 살아있어서 혈당을 천천히 올려준다.


한식의 진짜 장점은 다음과 같다:

1. 풍부한 식이섬유의 조합

김치, 나물, 해조류 등 다양한 채소가 기본 구성

이들은 탄수화물과 함께 먹을 때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조절

한 끼에 5-7가지 채소를 자연스럽게 섭취

2. 발효식품의 유산균 효과

된장, 간장, 김치 등 발효식품이 식단의 기본

장내 미생물 개선으로 인슐린 저항성 감소

현대 연구에서도 입증되는 프로바이오틱스 효과

3. 복합탄수화물 중심

정제되지 않은 곡물 (현미, 잡곡)이 주식

단순당이 아닌 복잡한 구조의 탄수화물

소화 시간이 길어 혈당 급상승 방지

서구화현 식단한식의 근본적 차이는 여기에 있다. 서구식은 고기와 정제된 탄수화물(빵, 파스타)이 중심이라면, 한식은 복합탄수화물과 풍부한 채소, 발효식품의 균형 잡힌 조합이다.

결국 한식은 자연스럽게 당뇨 친화적 식단의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한식에서 배우는 식사 순서의 지혜

이런 한식의 장점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먹는 순서에 조금만 신경 쓰는 것이다.

미국 웨일 코넬 의과대학 연구에 따르면, 채소와 단백질을 먹고 15분 후에 탄수화물을 먹은 경우가 반대 순서보다 식후 혈당이 30분 후 29%, 60분 후 37%, 120분 후 17% 더 낮았다.


혈당 조절을 위한 최적 순서:

과일과 채소(식이섬유). 단백질과 채소 그리고 마지막에 탄수화물과 채소

복합탄수화물인 채소는 먼저 먹거나 다른 식사와 곁들여 먹어도 된다.


한식을 먹을 때도 이 원리를 적용해 보자. 밥상에 앉으면:

먼저 김치, 나물, 해조류 등 채소 반찬을 한두 젓가락

그다음 된장찌개나 생선, 두부 등 단백질 반찬

마지막에 현미밥이나 잡곡밥을 천천히


서구식 코스 요리처럼 엄격할 필요는 없다. 다만 밥부터 급하게 먹지 말고, 채소가 풍부한 반찬들로 먼저 입맛을 돋우고 배를 어느 정도 채운 다음에 밥을 먹는 것이다. 채소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혈당 상승을 억제하고, 먼저 배를 채워서 탄수화물 섭취량을 자연스럽게 줄여준다. 한식의 구조적 장점에 과학적인 식사 순서를 더하면, 그야말로 완벽한 당뇨 관리 식단이 완성되는 셈이다.


부자가 될 팔자, 부지런해져야 할 팔자

혈당 조절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태는 어떻게 보면 '각성의 순간'이다. 이제까지 당연하게 여겼던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완전히 뒤바꿔야 하는 순간 말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것이 기회가 될 수 있다. 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세심한 계획과 관리가 필요하다. 매일의 식단을 계획하고, 혈당을 체크하고, 운동을 빼먹지 않고,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 이런 습관들은 단순히 건강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계획성, 자기 관리능력, 지속력 - 이 모든 것이 삶의 다른 영역에서도 성공의 열쇠가 된다.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들이 식비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유기농 채소, 품질 좋은 단백질, 좋은 기름... 이런 것들은 분명 더 비싸다. 하지만 이것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보는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부터는 더 계획적으로, 더 꼼꼼하게, 더 품격 있게”


마치 부자들이 자신의 자산을 관리하듯, 우리도 혈당을 관리해야 한다. 매일 체크하고, 기록하고, 분석하고, 개선해 나가는 그 과정 자체가 성공하는 사람들의 습관과 닮아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혈당을 관리하는 시점부터 우리는 부지런해져야 할 팔자다. 매일매일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며 성실하게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혈당을 관리하는 시점부터 우리는 부자가 될 팔자다. 자신의 건강이라는 가장 소중한 자산을 제대로 관리할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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