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 씹어야 뇌가 깨어난다
우리가 우울할 때 떡볶이를 찾는 이유
스트레스를 받거나 무력감이 찾아올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다. 혀를 때리는 매운맛이나 혈관을 타고 흐르는 설탕의 단맛은 즉각적인 쾌감을 준다.
하지만 떡볶이를 먹고 나서 정말로 기운이 솟아나던가? 아니면 배부른 무기력함에 더 깊이 빠져들던가?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찾는 '위로 음식(Comfort Food)'은 사실 뇌를 잠시 마비시키는 '마취제'에 가깝다. 혈당이 급격히 치솟았다가 곤두박질치면(Sugar Crash), 기분은 더 바닥으로 떨어진다.
무력감을 이기려면 뇌를 속이는 음식이 아니라, 뇌에 뇌에 시동을 거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무력감은 '세로토닌' 고갈이다
무력감은 단순히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뇌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과 도파민(Dopamine)이 바닥났다는 생물학적 신호다. 특히 세로토닌은 평정심과 행복감을 조절하는데, 이것이 부족하면 우리는 사소한 자극에도 무너지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상태가 된다.
다행인 것은, 세로토닌의 원료는 우리 몸에서 합성되지 않고 오직 음식을 통해서만 들어온다는 점이다. 그 원료가 바로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Tryptophan)'이다.
트립토판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은 곧 뇌에 '행복의 씨앗'을 심는 것과 같다. 우유, 치즈, 칠면조, 닭고기, 붉은 고기, 생선, 바나나, 귀리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음식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뇌과학자들은 세로토닌 공장을 풀가동하기 위해 '햇빛 쬐기(비타민 D 합성)', '규칙적인 리듬 운동(걷기, 씹기)', '긍정적인 사고'를 함께 처방한다. 특히 식사할 때 천천히 꼭꼭 씹는 행위는 뇌의 세로토닌 분비를 직접적으로 촉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뇌의 염증을 끄는 소방수: 오메가-3
최근 뇌과학 연구들은 우울증과 무력감이 뇌의 '만성 염증(Chronic Neuroinflammation)'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보고한다.
여기서 말하는 염증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급성 '뇌염'이 아니다. 스트레스나 나쁜 식습관으로 인해 뇌 속의 면역 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정상적인 신경 회로를 공격하고 기능을 떨어뜨리는 '저강도 만성 염증' 상태를 말한다. 뇌에 불이 나 있으니 의욕이 생길 리 만무하다.
이때 필요한 것이 강력한 항염증제인 오메가-3 지방산이다. 고등어, 연어 같은 등 푸른 생선이나 호두, 들기름에 풍부한 오메가-3는 뇌세포막을 유연하게 만들고 염증을 가라앉힌다.
뻑뻑해서 돌아가지 않던 뇌의 기어에 윤활유를 칠해주는 셈이다. 무력감이 든다면 약국에 가기 전에 생선구이 집으로 가는 것이 더 빠른 처방일 수 있다.
천연 신경 안정제: 마그네슘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근육을 긴장시키고 에너지를 끌어다 쓴다. 이때 가장 빠르게 소모되는 미네랄이 마그네슘이다.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눈 밑이 떨리고, 예민해지며, 잠을 못 자게 되어 무력감의 악순환에 빠진다.
마그네슘은 근육을 이완시키고 흥분된 신경을 진정시키는 '천연 신경 안정제'다. 시금치 같은 녹색 잎채소, 아몬드, 호박씨, 다크 초콜릿에 풍부하다. 특히 다크 초콜릿은 소량의 카페인으로 각성 효과를 주면서 마그네슘으로 안정을 주는, 무력감 탈출을 위한 훌륭한 간식이다.
씹는 행위가 뇌를 깨운다
무엇을 먹느냐 만큼 중요한 것이 '어떻게' 먹느냐다. 꼭꼭 씹어 먹는 저작 운동(Mastication) 자체가 뇌의 혈류량을 늘리고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한다. (이것은 13화에서 다룬 '소화의 트리거'와도 일맥상통한다.)
무력감이 당신을 덮칠 때, 배달 앱을 켜서 매운 음식을 시키지 말자. 대신 바나나를 하나 까먹거나, 견과류를 오독오독 씹어보자. 그 작은 '씹는 행위'와 뇌로 들어가는 '진짜 연료'가 당신을 무력감의 늪에서 건져 올리는 밧줄이 된다.
먹는 것을 바꾸면, 기분이 바뀐다. 이것은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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