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7일 토요일 용산의 한 웨딩홀에서 친구 딸이
결혼을 했다.
지난 5월 한국에 왔을 때 친구가 모바일 청첩장과 함께 딸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다행히 이번 한국 방문 중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
재작년인가 중학교 친구 딸이 결혼을 하는데 나는 이미 예정된 출국 날짜로 참석을 할 수 없었다.
아쉽지만 친구를 만났을 때 미리 축의금을 넣은 봉투만 전했다.
이번은 친구 딸 결혼이 2번째다.
많은 생각이 들었다.
벌써 우리가 아이들을 결혼시킬 나이가 됐구나.
우리 딸도 남자친구가 있는데 언제쯤 결혼을 할 건가, 결혼을 위한 경제적 지원은 어디까지 해야 하나.
그 밖에 준비할 사항들은?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비용도 만만치 않고
결혼식 비용 외에 아이들이 살 집, 혼수 등등
생각만 해도 골치 아픈 문제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아직 닥치지 않았지만 그동안 딸을 시집보낸 두 친구들의 마음이 먼저 헤아려졌다.
물론 오늘 본 신랑 신부 모두 선남선녀로 예뻤다.
너무 크지 않은 적당한 홀에서 하객들의 축하와 친구들의 축사, 신랑 매형들의 축가까지.
다채로우면서도 따뜻하고 감동적인 무대였다.
굉장히 편안하면서도 차분히 진행되었고 오랜만에
한국에서 참석한 결혼식은 많은 형식들이
바뀌어져 있었다.
먼저 신랑 부모님이 함께 손을 잡고 참석해 준 하객들에게 인사를 하며 입장을 했다.
마찬가지로 신부 부모님도 함께 손을 잡고 입장하며
하객들에게 인사를 했다.
마치 리마인드 웨딩을 연상하게 하는 감동적인 순간
이었다.
(20여 년 전 처음 결혼할 때의 마음과 현재의 마음이 교차하는 순간은 과연 어떨까 궁금했다.)
그다음 양가 어머님들이 입장한 후 촛불을 밝히고 나서 신랑이 입장을 했다.
가장 하이라이트인 신부 아버지가 신부를 데리고 입장을 하면서 신랑에게 신부를 건네주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주례가 없고 성혼 선언도 신랑 측 아버지가 선언해 주었다.
요새는 정해진 형식이 없다는 점에서 짧고 간단하게
30분 정도 진행되었다.
이어서 신부 친구들의 축사와 신랑 매형들의 축가가
이어졌다.
따뜻하고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신랑 측 가족들이 서글서글한 인상뿐 아니라 화목한
가족 분위기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양가 부모님께 신랑 신부가 인사를 하고 허그를 한 후 신랑 신부는 퇴장을 했다.
예전처럼 우리가 아는 웨딩마치는 울리지 않았고 힘차고 밝은 음악과 함께 결혼식을 마쳤다.
색다르고 재밌는 결혼식이었다. 그저 형식적이지 않은 신랑, 신부 위주의 결혼식으로 바뀌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해외에 살다 보니 오랜만에 보는 요즘
결혼식 풍경이 생경했지만 트렌디하고 좋았다.)
조금 전 신부 엄마인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모두들 참석해 줘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요즘 결혼
보통 일이 아니라는 말이 마음에 남았다.
딸을 결혼시키기까지 많은 여정들이 짐작되었다.
남의 일이 아니다. 준비할 것도 많고 신경 쓸 것도
많아 보였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친구에게 조언을 좀 얻어야겠다.
어떤 마음가짐과 무엇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
일단 오늘 밤은 새 출발을 하는 이쁜 신랑, 신부만
생각하자.
친구야, 그동안 수고 많았어.
신랑, 신부 너무 이쁘더라.
축하하고 오늘은 푹 쉬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