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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는 이 곳을 조금은 더 살기 좋게 만들 사람들

by Jaeyoon Kim


예전에는 학생이라고 그러면 밥집 아주머니들은 밥을 꾹꾹 눌려 담아 주었다고 그렇니다. 버스 차장도 가끔 차비 안받고 내려주곤 그랬다면서요? 한밤중에 술에 취해서 고성방가할 때, 뭐 이것은 저 학생 때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었는 데요, 어른들은 그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는 듯이 별로 나무라지도 않았습니다. 하숙비가 밀려서 뒷머리를 긁적거릴 때, 그 때 주인 아주머니는 "괜찮아, 걱정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 그러셨답니다. 학생이니까, 공부하는 사람들이니까, 그래서 우리 사는 이곳을 조금은 더 살기 좋게 만들 사람들이니까, 이렇게 이해해 주고 대접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던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FM 영화음악의 정은임입니다.


우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대학생 많기로 둘째, 세째간다고 하는데요, 입학만 하고 나면 웬만해서는 졸업할 수 있는 풍토때문인지 대학생들의 공부량이 상당히 적다는 얘기가 있었어요. 어쩌면 훈훈한 인정으로 학생들을 위해 주던 그 시절의 풍경들이 희미해지는 이유중의 하나도 그것이 아닐까 싶어요.


“이제는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만은 아니다, 순수한 열정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앞뒤 따져서 기득권만은 놓치지 않으려 한다”, 혹 이렇게 비추어지는 것은 아닐까요?


11월 3일 학생의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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