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차는 마침내 수리를 마쳤고, 나는 다시 도시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했다. 낙타들도 조용히 앉아 있었고, 캠프의 아침 공기는 유난히 쓸쓸하게 느껴졌다.
짐을 정리하고 떠나려는데, 그 남자가 다시 나타났다.
낮에도 밤에도 사막 저편에서 걸어오던 그는, 이번에도 묵묵히 내 앞에 섰다.
"이제 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는 내 손을 살짝 붙잡았다.
"조금 더 있어도 돼."
순간, 마음이 흔들렸다. 사막에서 보낸 시간은 짧았지만, 깊었다. 별빛 아래서 나눈 대화, 낙타와 함께 걸었던 모래길, 바람에 지워진 발자국까지. 이곳이 나를 붙잡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사막은 내 집이 아니라는 걸.
나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천천히 빼고, 그를 바라보았다. "다시 올게요."
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차가 모래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창밖을 바라보니 그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마치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사막의 바위처럼.
나는 마지막으로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사막은 점점 작아졌다.
나는 떠났지만, 이곳을 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