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컹거리는 랜드로버 안에서, 나는 창밖으로 끝없이 펼쳐진 사막을 바라봤다. 이 황량한 곳을 가로지르는 유일한 길. 마을까지는 한참 더 가야 했다.
운전자는 선글라스를 살짝 내리며 내게 물었다.
"여행자는 왜 이렇게 멀리 왔어?"
"그냥… 떠나고 싶어서요."
그는 흥미롭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던 그때.
차가 갑자기 덜컹하며 멈췄다.
"잠깐만." 그는 차에서 내려 보닛을 열었다. 나는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따라 나갔다. 사막 한복판이었다. 어디를 둘러봐도 도와줄 사람은커녕, 낙타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어떡하죠?"
그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기다려야지. 언젠가는 차가 지나갈 테니까."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해가 점점 기울고 있었다. 사막에서 길을 잃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만, 정작 차가 멈춰버리는 건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사막 한가운데 갇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