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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 차를 얻어탔다"

by Camel Feb 19. 2025

"29살, 사막에서 차를 얻어탔다"

사막에서의 하루는 끝없이 길었다. 해가 지고도 모래 위에 남은 열기가 계속해서 피부를 달궜다. 별을 보고, 낙타와 친구가 되고, 사막 한가운데서 길을 잃을 뻔했지만, 나는 여전히 멀리 가고 싶었다.

그런데 딱 하나 문제였다.

교통수단이 없었다.

캠프에서 출발한 차는 이미 떠났고, 다음 마을로 가려면 20km를 걸어야 했다. 발목까지 빠지는 모래를 생각하면 20km는 무리였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먼지투성이 가방을 고쳐 멨다.

그때, 저 멀리서 차 한 대가 다가왔다. 낡은 랜드로버였다. 운전석 창문이 스르르 내려가고, 짙은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내게 물었다.

"타고 갈래?"

나는 순간 고민했다. 낯선 사람의 차를 얻어타는 건 위험했다. 하지만 여기는 사막이었다. 여기서 선택지는 단 하나였다.

"어디까지 가세요?"

"마을까지."

나는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조수석 문을 열었다.

사막의 길 위에서, 나는 다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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