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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한복판, 나를 신부로 원했다"

by Camel

"사막 한복판, 나를 신부로 원했다"

사막에서 차가 멈춘 지 한참이 지나도, 도움의 손길은 보이지 않았다. 운전자는 차 보닛을 열어놓고 한숨만 쉬고 있었고, 나는 지친 몸을 모래 위에 기대고 있었다.

그때, 저 멀리서 낙타를 탄 남자 두 명이 다가왔다. 베르베르족이었다. 그들은 우리가 고장 난 차 옆에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말을 걸어왔다.

"문제 생겼어?"

운전자가 먼저 나서서 대화했다. 그들은 내 쪽을 힐끔 보더니, 갑자기 내게 질문을 던졌다.

"너, 결혼했어?"

나는 당황해서 눈을 깜빡였다. "아니요."

그러자 그들은 웃으며 서로 눈짓을 주고받더니, 한 명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럼 여기 남아서 우리랑 결혼할래?"

나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이게 농담인지, 진심인지 알 수 없었다. 그들은 웃고 있었지만, 그 미소 뒤에 있는 의미를 쉽게 읽을 수 없었다.

운전자가 웃으며 대신 대답했다. "이 친구, 여행 다 끝나야 돌아갈 수 있어."

남자들은 아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한참 동안 내 얼굴을 바라봤다. 사막에서는 모든 것이 거래가 될 수 있다. 심지어 결혼도.

다행히 그들은 낙타를 타고 다시 모래 언덕 너머로 사라졌지만, 나는 그날 밤 모닥불 앞에서 계속 생각했다.

'내가 여기서 사라져도, 누군가 나를 찾을까?'

사막의 밤은 아름다웠지만, 동시에 너무 깊고 넓어서, 사람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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