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사(Narrative)
“탈선”
1. 기차나 전차 따위의 바퀴가 선로를 벗어남.
2. 말이나 행동 따위가 나쁜 방향으로 빗나감.
3. 목적 이외의 딴 길로 빠짐.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최근의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것: 탈선”
그 이유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니, 나는 ‘사회가 원하는 안정적인 삶’을 목적으로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목고 - 서울대, 소위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 고소득 직장인으로 살면서 적절한 나이에 결혼하고, 주담대를 받아 서울에 집을 사고, 자녀 1~2명을 낳고 막대한 육아 비용과 사교육비를 감당하면서,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고, 꾸준히 납입한 퇴직연금과 주식 투자 자산으로 대한민국의 중산층으로 살아가는 것. 이 사회와 내 주변 사람들이 내게 기대하고 있는 삶처럼 느껴진다. 물론, 쉽지 않은 삶이다. 고소득 직장인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무리하게 매입한 부동산 가치가 폭락할지 등의 리스크도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현재의 페이스대로라면 안정적인 삶을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은 꽤나 높아 보인다.
문득, 이 목적을 재정립할 필요성을 느꼈다. ‘행복한 삶’으로. ‘행복한 삶’을 달성하는 방식 중 하나가 ‘안정적인 삶’인데, 언젠가부터 ‘안정적인 삶’이 목적 그 자체로 변질된 느낌이다. 그래서 변질된 목적인 ‘안정적인 삶’에서 “탈선”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지속적으로 올라온다. ‘안정적인 삶’은 실제로 지금까지 내게 많은 행복감을 줬고, 그 삶에 대해 큰 후회도 없다. 다만, 앞으로의 내 삶도 행복하게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불안정하지만, 변동성이 큰 삶을 살아보고 싶고, 10년, 20년 후의 내 모습이 어떨지 확실하지 않은 삶을 꿈꾸게 된 것이다.
사실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은 막연하다. 지난 30년 동안,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에 굉장히 소홀하였고, 잘하는 일에 집중을 했었다. 그러다 보니 좋아하는 건 대부분 잘하는 일을 하고 난 후, 휴식을 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누워서 무한도전 반복 시청하기,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술과 음식 먹기, 한적하고 공기 좋은 곳 놀러 다니기 등등, ‘휴식’과 관련된 행위들이다. 앞으로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숙제는, 이러한 행위들을 단순히 ‘휴식’이 아닌 좋아하는 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다이나믹 듀오의 ’고백(Go Back)’의 유명한 가사 한 소절이 떠오른다.
“난 핸들이 고장 난 8(eight)톤 트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