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UX라이팅 챌린지 DAY6 - 교통정보 알리기

출근길 근처에 불이 났을 때, 네비 앱은 어떤 텍스트를 보여줘야 할까?

by 펜잡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png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내가 유달리 못하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걸어가면서 폰 보기다. 아무래도 멀티태스킹이 약해서 그런 것 같다. 특히 이동 중 폰에 뭔가를 입력해야 한다거나, 전화를 걸어야 한다거나 하면, 나는 길 위에 가만히 멈춰서버린다.



그래서 라이팅을 할 때도 나는 종종 멈춰 있는 화면 속의 사용자를 가정하고 글을 썼다. 사용자의 손가락이 스크린을 누르는 순간, 그들은 거의 나처럼 서 있거나, 어딘가에 앉거나 누워있을거란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을 수 있다. 어디론가 바쁘게 걸음을 옮기는 중일 수도, 지금 막 차의 시동을 걸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사용자의 몸이 움직이고 있을 때, 그가 스크린을 보면서 동시에 현실의 정보들에 집중해야 할때, UX 속 텍스트는 어떤 모습을 취해야 할까?


이번 6일차 챌린지는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었다. 최대한 짧은 순간에 사용자에게 어떤 정보를 인지시키는 것. 그 목표에 집중해보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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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6 시나리오


월요일, 사용자는 출근을 위해 방금 차에 탔습니다. 사용자는 폰을 차에 연결하고, 운전을 시작합니다.

<챌린지>
인근 지역 화재로 인해 도로가 통제되었습니다. 출근에 미칠 영향은 알 수 없지만, 화재 지역 가까이로 간다면 명백한 위험이 생깁니다. 이 상황을 사용자에게 어떻게, 언제 전달할 건가요?

글자 수 : 헤드라인 30자, 본문 45자 이내 (영문 기준)






전략/가설 설정



이번 과제의 핵심은 '안전'이었다. 사용자는 운전 중이거나, 운전을 막 시작하려는 참일 것이다. 여기서 사용자가 운전 중이라면, 주의를 최소한으로 빼앗으면서 필요한 정보는 명확하게 전달하는 라이팅이 필요했다.


이때문에 처음부터 두 개의 안을 작업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두 상황의 사용자 프로세스가 너무도 다르기에,

모든 경우에 통하는 완벽한 라이팅은 없다고 판단했다. 동일한 사용자라도, 상황에 따라 인지적 자원과 심리 상태는 극명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용자가 알림을 받는 순간이 언제냐에 따라 메시지의 역할과 톤앤매너가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선 출발 전에 메시지가 뜨는 경우부터 생각해보자. 사용자는 아직 운전이라는 본 과업에 진입하지 않았다. 정보를 차분히 확인하고, 목적지로 가기 위한 최적의 경로를 알아보고 결정할 심리적, 시간적 여유가 있다. 이때의 메시지는 함께 문제를 해결해 보자고 제안하는 게 좋을 것이다. 이때 사용자가 원하는 건, 빠른 의사결정을 돕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사용자가 주행 중이라면 프로덕트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달라진다. 이미 목적지는 정해진 상태이고, 지금 사용자는 길을 안내받기 위해서 프로덕트를 사용 중이다. 여기에서 불쑥 새로운 정보를 주고, 다른 경로로 가기를 '제안'하는 건 부적절할 것이다. 이미 사용자가 운전에 모든 인지 자원을 사용 중인 상태에서, '제안'을 알아보고 결정할 여유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때의 메시지는 최소한의 정보로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해야 한다. 마치 어린이 보호구역에 진입했다거나 과속방지턱이 있다는 걸 알릴 때처럼, 제안보다는 필수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데 라이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이 상황에서 판단의 주체는 사용자가 아닌 프로덕트다. 라이팅은 사용자의 고민을 덜어주고, 시스템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책임진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최종안




브런치에 사진 올릴 때마다 화질이 깨지는 것 같다···




작업 프로세스



이 과정에서 가장 깊이 고민한 것은 정보의 위계, 즉 어떤 정보를 헤드라인에 배치할 것인가였다.


사용자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를 헤드라인에 담아야 한다는 원칙 아래, '화재'라는 원인은 헤드라인에 포함되어야 할까?


분명한 건 사용자는 화재라는 원인을 알고싶어할 거란 점이다. 도로 폐쇄는 여기서 시속을 낮춰야 한다든가, 우회전을 해야한다거나 하는 정보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 구체적인 원인이 있어야 발생하는 특수한 경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용자는 그 이유를 알고 싶어 할 것이며, 라이팅이 이 궁금증을 해소해줘야 한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하지만 헤드라인에 등장할 정보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지금 사용자에게 1순위로 필요한 정보는 '그래서 지금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판단의 근거이며, 그 답은 '화재'라는 원인보다 '도로 통제'라는 결과와 더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화재'라는 단어는 자칫 불필요한 공포감이나 호기심을 유발하여 운전자의 주의를 흩트릴 수도 있다.)


이러한 판단하에, 헤드라인에는 가장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결과(통제 안내)'를, 본문에는 그에 대한 '원인(화재)'을 배치하는 구조를 짰다.


1. 주행 전에 알림을 보는 경우


출발 전 상황은 프로덕트가 운전자에게 브리핑하는 시간이다. 지금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경로에 대한 '판단'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헤드라인에 "경로 확인이 필요해요" 와 같은 부드러운 제안도 고려했으나, '통제'라는 명확한 사실을 먼저 전달하는 것이 사용자의 빠른 판단에 더 유리하다고 보았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서대문로 통제), 왜 발생했는지(인근 화재) 알리고,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제안(우회 경로 확인)을 친절하고 완전한 문장으로 제공했다. 사용자가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능동적으로 다음 행동을 선택하도록 돕는 파트너의 목소리를 담으려 했다.



2. 주행 중에 알림을 보는 경우


사실 내가 장롱면허 소유자라, 운전자의 입장이 온전히 되어본 적 없다는 사실이 아쉬웠다. 다만 한 가지 사실은 명확했다. 운전 중 무언가를 읽는 행위는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정보는 단번에 파악되어야 한다. 그래서 헤드라인을 붉은 색으로 표시해, 시각적 위계를 더 명확히 했다. 이는 사용자에게 최대한 빠르게 정보를 인지시키기 위함이다.


본문은 현 상황에 대한 이유와 함께, 시스템의 자동적인 대처를 함께 담아 신뢰를 구축하려 했다. 먼저 상황에 대한 이유를 먼저 알리고,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가고 싶어하는 사용자의 의도를 다시 짚어준 뒤, 시스템이 어떻게 대응했는지까지를 담고 싶었다. 이러한 워크플로우는 사용자에게 결정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사용 의도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우회 경로를 확인해 달라는 요구는 위험할 수 있다. 전략/가설 설정에도 언급했듯, 이때 경로에 대한 판단은 시스템의 몫이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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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오늘도 역시 스스로 명확히 답을 내리지 못한 고민들을 후기에 남긴다.



1. 중복되는 내용을 어떻게 삭제할 수 있을까?


- 두 안 모두 공통적으로, 헤드라인 이후 본문에 서대문로가 통제된 이유부터 썼다. 사용자가 2순위로 알고 싶어하는 정보를 헤드라인 다음에 배치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이유를 서술하고자 하면, 한 문장에서 결과까지 이어서 설명해야 했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서대문로 통제'라는 정보를 중복해서 전달할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서 더 간결성을 확보할 방법은 없을까?




2. '사용자에게 정확한 표현'은 무엇일까?


- 서대문로 근처에서 불이 나서 서대문로가 통제되었다. 라는 정보를 간결하게 간추려야 했다. 이때 '화재로', '인근 화재로 인해' 등 여러 표현을 저울질하다, 최종적으로 '인근'이라는 단어를 채택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화재로 (인해) 서대문로가 통제되었습니다>라고 쓰자니, 마치 도로 위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처럼 느껴져 정보가 왜곡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인근 화재로...>라고 쓰자니, '인근'이라는 단어는 사용자 입장에서 자신의 바로 주변을 뜻하는 말로 오해하여 불필요한 공포감을 줄 수도 있었다.


이런 고민을 하다가, 이 서비스는 뉴스 앱이 아니라 내비게이션 앱이라는 본질을 다시 고려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궁극적인 의도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고 빠르게 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화재의 정확한 위치나 규모 같은 정보는 프로덕트의 사용 의도와 부합하지 않을 것이다. '내 경로 근처에 위험 요소가 있고, 그래서 도로가 통제된다'는 사실을 인지시키는 것이 목표다. 그런 의미에서 '인근'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간결성과 맥락 전달 둘 다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는 표현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부정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계속 남았다. 어떻게하면 이 맥락을 즉각적으로 사용자에게 인지시킬 수 있을까?




. 브런치에 글을 올릴 때마다 왜인지 ux라이팅을 연습하는 시간보다 연습 중 들었던 생각을 글로 옮기는 데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다. 잘 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내 생각이라는 걸 이렇게 단기간에 많이 쓰기는 처음인데, 그때문에 내가 인지하지 못했던 글쓰기 쿠세도 많이 발견하는 것 같다. 직무와 전혀 맞지 않는 군더더기 대잔치 스타일이라서··· 하지만 어떤 일을 꾸준히 하는 데에는 기록만한 동력도 없는 것 같다. ux라이터 취뽀까지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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