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의 불안한 시선
지난 글에서 저는 공동 창업이 그리 좋은 선택지는 아니고, 그 이유는 첫째, 리더의 성공에 대한 유인과 실패에 대한 책임이 줄어들어 회사를 성장시켜 엑싯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도 줄어든다, 둘째, 경영권 분쟁의 위험이 너무 크다, 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에 이어 세 번째, 네 번째 이유도 계속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셋째, 투자자 입장에서 불안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는 대표의 경영권이 확고한 스타트업을 더 선호합니다.
이 부분은 앞서 말한 두 가지 이유와도 연결될 수 있겠습니다.
대표의 Exit에 대한 유인이 약하고, 또 경영권 분쟁의 리스크가 있는 회사보다는 그렇지 않은 회사를 선호하는 것이 당연하니까요.
스타트업의 가장 큰 자산은 대표입니다.
명확한 사업 아이템, 확고한 시장 점유율, 또는 안정적인 매출 등이 없는 스타트업은 결국 대표의 역량을 보고 투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대표의 지분이 적거나 불안하다면 투자를 주저할 수밖에 없겠지요.
저는 예전에 어느 대표님에게 '지분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 자문을 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여러 투자자들이 자신의 회사에 투자를 하고 싶어 하기는 하는데, 자신의 지분이 너무 적어서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 지분을 늘리고 싶어 하는 이유였습니다.
이렇듯 투자자들은 대표의 경영권이 확고한 경우를 보다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넷째, 제 경험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공동 창업을 해서 고생하는 경우를 꽤 봅니다.
물론 제가 통계를 내어 본 것도 아닙니다만, 잘못되는 경우의 임팩트가 너무 크다는 말입니다.
단순히 회사가 망하는 차원을 넘어, 인간적으로도 너무 고생하게 됩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안타까운데, 제 고객 중 굉장히 똑똑하시고, 뛰어난 사업 아이템을 가지고 계시며, 열정도 넘치시는 스타트업 대표님이 계셨습니다.
하지만 그 회사는 결국 법정 관리에 들어갔는데요.
문제는 그분의 동업자였습니다(어떤 문제가 있는지 자세히 적지는 않겠습니다).
하여간 이 케이스의 경우, 대표님 혼자 고군분투하시다가 투자도 받지 못하시고(투자를 받지 못한 것도 그 동업자가 원인이었습니다. 실제로 여러 투자자가 투자를 하려고 했는데, 그 전제 조건이 그 동업자를 정리하는 것이었지요) 회사를 접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사례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잘 된 케이스이기는 합니다.
결국 매우 성공적으로 엑신하시기는 하셨으니까요.
다만 이 케이스의 대표님도 동업자들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동업자와 다투고, 또 그 동업자의 지분을 회수하기 위해 집까지 파셨으니까요.
글을 쓰고 보니 제가 공동 창업을 너무 나쁘게만 얘기한 것 같습니다.
당연히 무조건 나쁘다고만 할 수 없습니다
공동 창업을 한 경우에도 서로 잘 협력하고, 또 투자도 잘 받는 사례도 많습니다.
하지만 잘못되었을 경우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 공동 창업을 하기 전에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신중하게 생각하고, 또 혹시나 잘못되었을 경우를 대비해 출구 전략을 마련해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