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이 머무는 공간

ep.11 집을 채우는 향기

by 지감독

집에서 신경 쓰고 있는 여러가지 중 하나로 향이 있다.

집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느껴지는 공기.

눈은 정보를 천천히 받아들이지만 후각은 순간적으로 감정을 건드린다.

그래서 향은 그 공간에 머물고 싶은 느낌을 만들게 한다.


호텔 로비에 들어가면 그 호텔만의 향이라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그 향은 단순히 좋은 향이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아 설계된 향이다.

각각의 향에 따라 호텔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우디하거나 앰버 향은 고급스럽고 안정적인 느낌을 만들어내며

상큼한 시트러스는 활기와 모던을 상징한다.

요즘 많이 사용되는 머스크 향은 포근하면서 깨끗한 느낌을 만든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감은 가장 깊은 것. 공간의 첫인상을 만들어 낸다.


집에도 의도하지 않은 향이 생긴다.

자주 먹는 음식의 향, 사용하는 세제, 집안의 마감재에 따라 제각각이다.

나는 대체로 신선한(?) 풀 향을 좋아한다.

너무 무겁거나 달달하지 않고, 가벼우면서 산뜻한 느낌의 향.

다양한 방식으로 공간에 향을 입히고 있다.


KakaoTalk_20251212_135243689.jpg 침실의 디퓨저


가장 가벼운 것은 룸 스프레이.

누군가 집에 온다면. 그리고 외출 후 돌아와 무거운 공기를 해소하기 위해.

가볍게 한 두번 뿌려 주는 것 만으로도 공기가 달라진다.

거실 수납장 하단에 Aesop의 룸 스프레이 - 제라늄과 APFR 을 두고 자주 쓰고 있다.


방과 화장실에는 디퓨저.

지나치게 강하지 않게 공기 속에서 은근하게 스며드는 느낌이 좋다.

침실에는 조말론의 피그 앤 카시스를 두고 조금씩 부어서 사용중인데

꽤 오랫동안 은은한 향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가끔, 환기가 필요할 때 인센스 스틱을 사용한다.

강한 향보다는 역시 은은한 향으로 이것저것 여행마다 구매해 와서

그때그때 원하는 향을 골라 피우고 있다.

잠들기 전 하나 피워놓으면 은근히 올라오는 향이 기분을 좋게 한다.


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공간을 기억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좋아하는 향이 집에 스며들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비로소 내 공간이 완성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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