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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

농구친구

by 유엘 Mar 2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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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유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풀어보려 민의 흥미도가 높아 보이는 농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도, 나도 농구 좋아해!"


혜유의 말에 고개를 돌리고 있던 민이 다시 혜유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 뭐?"

"나도 농구 좋아한다고. 하지만 너처럼 연습을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따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야. 그래도 농구 하나는 정말 좋아해. 진심이야."


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혜유만 쳐다보았다. 혜유는 민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나는 너랑 친해지고 싶어. 서로 말하기가 부담스러우면 농구로 친해지자. 이것도 진심이야."


민은 순간 놀란 눈으로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다가 골대를 향해 농구공을 던졌다. 농구공이 그물망에 걸리는 소리와 함께 골대에 가볍게 들어갔고, 농구공은 땅바닥에서 혼자 튀다가 멈췄다.


"농구로 친해지자고 했지?"

"어? 아, 응.."

".. 그럼 농구를 조금은 해야지. 자유투 던질 기회 3번 줄게. 그중에서 하나라도 들어가면 농구로 친해지는 거야."


민은 바닥에 있던 농구공을 주워 혜유에게 패스했다. 그리곤 땅바닥에 나뭇가지 하나로 표시를 해두었다.


"여기. 그렇게 멀지는 않지?"


민은 씩 웃으며 뒤로 물러났다. 혜유는 심호흡을 하며 골대 앞으로 다가갔다. 혜유는 가볍게 점프를 하며 농구공을 두 손으로 던졌다. 연습을 한 번도 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던진 공이라 그런지 백보드에조차 맞지 않았다. 민은 튕겨나간 공을 주워 혜유에게 던져주었다.


"2번."


혜유는 마른침을 삼키며 다시 한번 골대를 향해 공을 던졌다. 공은 백보드에 맞고 골대 주변을 돌다가 밖으로 떨어졌다. 민은 다시 한번 혜유에게 공을 던져 주었다.


"다른 거 신경 쓰지 말고 골대만 봐. 그게 네 목표니까."


혜유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1번."


혜유는 심호흡을 하고 농구공을 던졌다. 농구공이 백보드에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던 민은 흠칫했다. 혜유는 밝게 웃으며 농구공을 주워 민에게 다가왔다.


"그럼 친구 하는 거지? 아, 물론 농구친구 말이야!"


민은 얼떨결에 혜유로부터 농구공을 넘겨받았다.


"그럼 앞으로 농구 많이 하자. 잘 가!"


혜유는 민에게 인사를 하고 날아갈 것 같은 발걸음으로 집을 향해 뛰어갔다. 민은 땅에 놓여 있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 너무 가까웠나."


민은 발로 나뭇가지를 차서 치워버리고 농구공과 가방을 잘 챙겨 집으로 갈 준비를 했다. 농구장을 떠나기 전에 민은 농구장을 한 번 뒤돌아 보았다.


"아무렴 상관없지. 그나저나 농구친구는 오랜만이네.."


민은 그대로 농구장을 떠났다.




연정은 하던 공부를 멈추고 혜선의 말에 집중을 했다.


"무슨 일..?"


혜선이 입을 열려던 찰나, 현관문이 열리고 혜유가 들어왔다. 혜선은 서둘러 혜유의 방에서 나와 신발장으로 향했다.


"언니가 왜 내 방에서 나와?"

"어? 아, 그냥! 그냥 심심해서! 요즘 애들은 뭘 배우나 궁금하기도 하고? 하하.."

"왜 이렇게 당황해? 나한테 뭐 잘못했어?"

"아니~? 전혀!"

"왜 저러는 거야.."


혜유는 옷을 갈아입고 소파에 털썩 누웠다. 가끔은 침대보다 소파가 더 편안할 때가 있었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혜유는 천장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다가 옆에 있던 혜선에게 말을 걸었다.


".. 근데 내일 부모님 오시는 날 아니야?"

"내일이야? 벌써? 아, 나 아직 제대로 만끽도 못했는데.."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그럼 연정이는?"

".. 맞다, 연정이. 연정이 가출했다고 했지."


혜유와 혜선은 서로를 빤히 바라보다가 동시에 입을 열었다.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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