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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8월의 열기도 삼켜버린 오후 2시.
몇 시간 전까지 올 것만 같은 너를 기다린다.
한 시간.
두 시간 지나간다.
무료함을 먹글자로 달래 본다.
깊은 우물 속에 빠져나오고 싶지 않은 날.
결심한다.
일어선다.
가방을 둘러맨다.
슬리퍼를 터벅터벅 끌어본다.
선글라스를 쓴 눈동자는 비틀거린다.
도착했다.
주섬주섬 옷을 벗어 락카에 넣어본다.
ㅢㅢㅢ 한 계단. 또 한 계단 올라간다
핫팬츠와 탱크톱만 걸친 모습이다.
피팅룸 앞에 서서 나를 본다.
너의 부제를 기다리며 말이다.
몰입한다
빠져든다.
너를 생각하며.
너에게 젖기를 기다리며.
끝내 너는 소식이 없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숨통 조이는 한증막을 식혀줄
비님 (너)은 오지 않는다.
#비 #부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