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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그대들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고 있으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by CRANKWITHME Mar 2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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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많은 사람이 말한 것처럼 실제로 영화 자체가 가지고 있는 모호함과 부족한 설명이 먼저 눈에 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포스터에 떡하니 자리 잡은 왜가리와 앵무새 그리고 돌이 영화에 중요한 것처럼 등장하고 제목 자체도 굉장히 신경 쓰이기 때문이다. 나도 처음에 보면서 이해가 쉽게 가지 않았고 다만 지브리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특유의 영상에 감탄할 뿐이었다. 그리고 한번 더 봤을 때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영화임을 깨달았다.


 아마 이 영화는 본인이 중점적으로 생각한 것에 따라 비유적인 표현의 속뜻이 바뀔 것이다. 나는 먼저 왜가리를 나 자신의 상념으로 생각했다. 상념도 지독한 상념으로 말이다. 과거에 나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이때 내가 이랬다면 어땠을까”라는 상념. 그 상념은 나를 계속 후회 속에 머물게 하며 “그랬으면 지금쯤 좋았을 텐데”라는 미련에 살게 한다. 왜가리가 그랬다. “마히토”의 미련으로 남은 어머니를 만들고 그와 함께 돌로 향했다. 아마 돌은 어찌할 수 없는 사건의 발생을 통제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미련함과 그로 인한 후회, 인간이기에 당연한 생각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그래서 큰할아버지도 그 탑 속에서 돌을 쌓으며 이세계, 즉 자신의 생각을 유지하는데 애쓰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후회가 있는 마히토가 후계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돌이켜 보면 이세계는 잘 굴러가는 세상이 아니었다. 그 세상에는 펠리컨과 앵무새가 먹을 것이 부족했으며 그로 인해 이상한 방식으로 살아남기 시작했다. 큰할아버지는 후회 속에서 유토피아를 건설하고 싶었겠지만 그러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마히토는 자신이 악의를 품고 한 자해 때문에 이곳에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후회로 가득 차 현실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지만 순수하지 못한 나로 인해 누군가에겐 그 세상이 해가 될 수 있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깨달음 후에 마히토는 현실로 돌아간다. 그 현실 속에서 마히토는 상념과 후회를 잊은 채 살아간다. 그리고 마히토와 함께 한 “히미” 또한 현실로 돌아간다. 그 현실 속에 있으면 히미는 젊은 나이에 죽게 된다. 그럼에도 히미는 탑에 남지 않고 현실로 돌아간다. 그곳에서 마히토를 낳을 것을 다짐하며. 자신의 죽음을 통제하려면 마히토를 낳을 수 없기에 그런 미련함은 버려두고 현실로 돌아갔다. 이렇게 마히토와 히미는 각자 어떻게 살 것인지를 정한 채 탑을 나섰다.

 이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하고 싶었던 말인 것 같다. 인간은 누구나 과거의 후회 속에 빠지고 이를 바꾸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것은 바꿀 수 없다. 바꿀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과거가 바뀐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순간이 나올 것이다. 그럼 인간은 과거를 통해 영원히 배울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후회에서 미래를 살아갈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잘못된 방식으로 자해를 한 마히토가 이를 인정하고 현실로 나온 것처럼, 후회하지 않기 위해 다시 현실로 돌아온 히미처럼 과거 혹은 현재의 후회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깨닫고 나아가야 한다고 이 영화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말하고 있다.

P.S. “너만의 탑을 쌓거라. 풍요롭고 평화로우며 아름다운 세계를 만들 거라.” “불 따위 무섭지 않아. 널 낳은 건 정말 멋진 일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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