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술을 권하는 사회에 대하여
최근 유난히 술에 관련된 예능, 유튜브 콘텐츠들이 많아졌다고 느낀다.
물론 음주라는 것에 나도 매우 공감하고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간혹 우리나라는 술에 대해 너무 관대하다고 생각할 때가 심심찮게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법정에서가 아닐까
술에 의한 심신 미약을 무기로 쓰는 사람들이 정말 싫다.
나도 물론 술을 마시고 실수를 한 적이 있다.
사실은 많다.
주량을 훨씬 넘어서 인사불성이 된 적도 있고 떠올리기도 싫은 흑역사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지난날에 대한 반성과 후회가 절제를 만들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겠다는 의지를 만드는 법이다.
그럼에도 제정신이었을 때의 다짐은 술을 한잔씩 마실 때마다 반감되는 기분이다.
"지금의 나는 절제가 가능해!"라고 당당히 외치긴 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제정신이었을 때의 이야기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아쉬움>을 남겨두는 연습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딱 한 병만 먹어야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음주는 항상 마지막 한 모금이 참 아쉽다.
필자는 자기 전 침대에서 재밌는 TV프로그램을 보며 맥주 한 캔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참고로 요즘엔 이혼숙려캠프가 너무 재밌어요...♥)
330ml 작은 캔을 마시면 항상 한 모금이 부족해서 한 캔을 더 따면 반 정도는 못 마시고 버리는 일이 허다하다.
그래서 500ml 길쭉한 캔으로 바꿔서 마시면? 그래도 희한하게 한 모금이 항상 부족하다.
결론적으로는 실제로 음주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저 끝나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인 것 같다.
오늘 밤이 끝나지 않고 내일 출근해야 하는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인정하고 잠들면 내일 아침이 일찍 올까봐... 그것이 아쉬워서 떠나가는 이 밤의 치맛자락을 잡고 놔주지 않는 미련 같은 것이다.
그 아쉬움을 인정하고 쿨하게 오늘의 술자리를 끝내는 것.
그런 게 술에 대한 절제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어렵다. 나 또한 어른인 척, 다 큰 척 하지만 아직 인생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조무래기라서 절제한다는 것이 아주 어렵다.
그렇지만 매일매일 연습한다.
오늘은 정말로 딱 이것만. 마시다가도 잘 시간이 오면 미련 없이 폐기. 딱 한 모금만 더 먹고 싶을 때는 맥주 대신 작은 캔콜라를 마셔보기.
나의 오만한 글이 이 세상 모든 이에게 전달될 수는 없겠지만
술을 즐기는 모두가 이런 아쉬움을 간직하고 다음 술자리를 기약하며 일어나는 연습을 한다면 술 때문에 화를 당할 일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술은 나 스스로 즐기는 것이지 남에게 절대 나의 기준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요즘에는 무알콜맥주를 즐겨마셔요.
할 일이 많은데 맥주를 마시게 되면 자꾸 잠이 와서
안 되겠더라고요. 맛은 별로 없습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