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st Java편] 3 - Nu art Center
2023년 5월 24일
당시 인도네시아는 목-금-토-일로 이어지는 긴 연휴기간이었다. 이슬람 명절기간일 것 같아보이지만
목요일이 부처님오신날 이라서 금요일까지 임시공휴일로 잡아 야무지게 쉬는거였다.
동남아/ 중국에서 아침으로 먹는 간간한 죽을 좋아해서 걸어서 10분 거리의 유명한 맛집으로 갔다.
인니어로 죽은 부부르 (bubur) 닭죽은 부부르아얌 (bubur ayam)
오토바이 기사들의 아침식사를 책임지는 곳 같은 느낌...
계란 추가까지 했지만 2천원이 안되는 아름다운 가격이다.
웨이팅이 약간 있었다.
간이 꽤 되어있고, 치킨이 풍성하게 들어있고.. 저 알새우칩 (우리나라 알새우칩이 사실 저거 수입해서 상품화한거라 맛 거의 똑같음) 을 말아서 먹으면 된다.
인도네시아 로컬식당들은 차는 공짜로 주는 편이다.
밥먹고 이 식당 앞에서, 내 목적지인 미술관으로 가는 그랩바이크를 불렀는데...
나 거기 있으니 잠깐 기다려 라고 메세지가 왔다.
그리고 식당 내 옆에 옆에 테이블에서 아침드시던 기사님이 나왔다. 진짜 "기사식당" 맞네
베트남, 태국에서와 다르게 인도네시아에서는 그랩바이크 기사들하고 좀 스몰톡을 하면서 가게 된다.
인도네시아가 태국 베트남보다는 영어를 할줄 아는 사람 비율이 약간 더 높은 느낌인데,
대부분의 국민들이 다중언어를 구사하는 나라라서... 아는 어휘가 적은 경우에도 스피킹에 대한 부담을 덜 느끼는 것으로 추정된다.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
이번 기사님하고도 주로 영어 쓰며 대화...
우리나라 성형수술 많이하냐는 얘기가 나옴. 뭔가 이상한 편견 있는 경우인가 하고 걱정했는데,
대충 얘기 들어보니
인도네시아 여배우들이 한국 가서 성형 많이한다...
돈 많이 벌면 자기도 한국 가서 얼굴 리모델링하고싶다.
이런 종류의 얘기였다.
목적지 Nuart Sculpture Park 에 도착했다.
입장료는 5천원 좀 안되는 가격이고,
주로 청동을 활용해서 작품활동을 하는 인도네시아의 국민조각가 Nyoman Nuarta 라는 사람의 작업실 겸 전시실이다.
나름대로 이른 시간 (오전9시...) 에 갔기 때문에 한산했다.
이분은 보로부두르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잘 알려져있는데,
작품의 스케일도 크지만 디테일도 정말 정교하다.
실내 전시관은 총 3층으로 되어있다.
럭셔리한 미술관은 아니지만...한명의 예술가에게 헌정된 공간이다보니,
전시 공간이 그 예술가의 취향과 의도에 맞게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외국인 관광객의 입장이다보니... 아름다운 조경과 함께 배치된 야외 공간이 좀더 좋았다.
조각의 소재인 청동은 비와 바람을 맞아가며 자연스럽게 녹슬고 있었다.
저기에서는 요가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인도네시아어로...
남녀가 함께 수업을 듣고 있었는데, 히잡+레깅스 / 나시 크롭탑 + 레깅스 등 여자들의 복장도 다양하고
남자들도 나시티 반바지부터 긴팔 긴바지까지 옷차림이 매우 다양했다.
나시티에 반바지 입은 남자는 수염 보아하니 무슬림같았고...
세속주의의 일면을 엿본 느낌이 들었다.
인도네시아는 국민성이 꽤 개방적이고 관용성(똘레랑스)이 높다고 한다.
사실상 한국등 동북아가 포함된 동아시아에서 BEST 급이라는데
그건 비교대상 국가들의 사회문화가 개방성 관용성 부분에서는 최하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인듯하다.
추가로 동남아시아에서는 그래도 가장 민주주의적인 국가라고도 함...
이것도 비교대상국가들의 상태가 개판이라서
야외의 전시공간은 실제 조각가의 작업공간으로 이어지는데... 아쉽게도 외부인은 출입금지다.
작업실과 이어진 주택가가 아름다워서 산책타임을 좀 가지다가 다시 입구로 돌아갔다.
날이 맑았다면 진짜 제대로 예뻤을것같다.
보통 미술관들이 그렇긴 한데...
내가 다녀온 미술관도 평창동을 연상시키는 고오오급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었다.
사진에는 표현이 안되었지만, 각각의 집마다 조경이 엄청 잘 되어있다.
이번생에는 이런 집에서 살수 없는거 아는데... 다음 생에도 아마 안될것같아....
5월의 반둥은 12월의 달랏처럼 선선하게 시원하진 않지만... 고산지대라서 그래도 그렇게 덥지 않음.
날도 흐리니 걸어서 내려갔다.
인도네시아 고양이들도 튀르키예 애들처럼 사람을 잘 무서워하지 않는다.
길고양이들 만지고 같이 노는거 가능...
눈이 보석같은 이 애옹이는 주인 있는 애옹이였다... 이름은 아피.
애교가 많은 아기였고 단독주택에서 키우는 애인데, 지 집 앞에 드러누워있었다.
시장에서 망고주스랑 풀빵 사먹고, 바나나는 1개 얻어먹고 하면서 시간을 보낸뒤,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