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J, ENFJ
새로운 주제, 서로 질문하기 1부는 재밌으셨나요?
여러분이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면 뭐라고 답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며 읽어도 재밌을 것 같네요.
다시금 글을 읽고 정리해 올리는 지금, 어렸을 적 유행했던 문답 쓰기가 기억납니다.
친구들과 같은 문답에 답을 적고 서로 구경하는 게 참 재밌었는데요,
어쩌면 서로를 알게 된다는 점은 근본적으로 즐거운 일이 아닐까요?
물론 상황과 맥락을 고려하다 보면 묻고 싶은 것도 참아야 할 때가 많아지지만,
이렇게 기회가 주어진 지금 또 각자의 질문이 가지각색인 것도 참 재밌습니다.
이번 주는 INTJ와 ENFJ의 질문과 답변입니다.
MBTI 중 첫 번째와 세 번째 자리가 다른 둘은 서로에게 어떤 질문을 던졌을까요?
사실 질문 중에 가장 어려운 질문이었습니다.
며칠 동안 가만히 고민해 보았습니다. ‘내가 정말 부러워하는 존재가 무엇일까?’ 하고요
결론만 먼저 말하자면 저는 모든 것이 부럽고, 또 모든 것이 부럽지 않아서. 딱히 동경하거나 부러운 존재는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부러운 점만 놓고 보자면 지나가는 초등학생만 봐도 어려서 부럽다고 느끼고
심지어는 미디어에 나오는 엉망진창인 빌런을 보면서도 ‘저렇게 생각 없이 사는데도 먹고 살아왔다는 게 부럽다’라고 생각하더라고요.
무엇이든 누구든 부럽고 동경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감정이 오래 남지 않아 깊이 동경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제 대답이 조금 싱겁게 들리시겠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정말 정말 부럽거나 동경하는 대상은 지금의 저한텐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는 장례식을 파티처럼 구성하고 싶었거든요.
차라리 내가 아주 늙고 병들기 전에 주변의 좋아하는 사람들 모아놓고 하하호호 웃으면서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장례식을 하고 싶다고 느꼈는데,
요즘에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결혼식을 해서 그럴까요? 큰 행사를 한번 치뤄보고 나니… 그냥 유가족이 편한 대로 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하게 하고 싶다 하면 거하게, 대충 조용히 치르고 싶다면 눈치 보지 말고 대충 했으면 좋겠어요.
죽고 나서까지 뭘 시키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더 커졌다고 해야 할까요?
참석 인원이나 음식은 딱히 생각나지 않지만, 이 글을 쓰면서 문득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면 자우림의 무언가(無言歌)가 떠오릅니다.
꽃은 꽃으로 하늘은 하늘로 언젠가 한 번쯤 날 울게 했던 이야기~
최근에 ‘삼체’ 3부작을 다 읽었는데 너무 재밌게 읽은 소설이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삼체’는 중국의 류츠신 작가가 쓴 SF 소설입니다. 굉장한 스케일과 상상력에 방대한 분량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드라마 각색도 굉장히 깔끔하게 잘 만들어져서 소설의 분량이 부담스러우시다면, 드라마를 먼저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저는 오히려 드라마에서 각색된 인물들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혹시 삼체 문제라고 들어보셨나요?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물체 두 개의 질량과 속력을 알고 있다면 어떤 작용으로 움직임을 보이는지 궤도운동을 예측하는 일은 정확히 예측할 수 있지만, 물체가 3개 이상이 되면, 물체 간에 각자의 중력이 서로 얽히고설켜 그에 의한 궤도 운동을 예측하는 것은 과학이 아직도 풀지 못한 문제라고 합니다.
이제 다시 소설로 돌아와서, 지구와는 달리 삼체 행성에는 태양이 세 개가 존재합니다. 삼체인들은 이 태양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들의 행성의 흥망성쇠를 오로지 운에 맡기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문명입니다.
그래서 삼체 문명은 이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그들이 ‘탈수’라고 부르는 독특한 생존방식으로 진화하게 되었습니다.
‘탈수’란 삼체인의 신체의 수분을 스스로 모두 제거하여 마치 두루마리처럼 말린 형태로 변해 생존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그들은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혹독한 기간인 ‘난세기’에는 탈수 상태로 안전한 장소에 보존되어 있다가, 태양의 흐름이 온화해져 생명체가 살 수 있게 되는 ‘항세기’에는 다시 신체를 활성화시켜 최대한 빠르게 문명을 발전시키는 일에 집중하며 자신의 삼체 행성을 떠나 다른 행성으로 이주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한편 지구에서는, 문화 대혁명 시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천체물리학을 공부하던 대학생 예원제는 물리학자 부모사이에서 태어난 인물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어머니와 홍위병에 의해 서양 물리학자들의 이론으로 반동적인 사상을 가르쳤다는 명목하에 강당에서 홍위병들에게 아버지가 잔인하게 맞아 죽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지켜보게 됩니다.
그 당시 전 세계는 경쟁적으로 우주 개발과 외계 문명과의 통신 가능성에 몰두하게 됩니다. 중국 또한 외계인들에게 서양의 민주주의만을 전파할 수 없다는 정치적인 판단 아래 우주 개발과 함께 외계 통신 사업에 뛰어들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그녀에게 다사다난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기로 하고 결국 예원제는 중국의 외계 통신 프로젝트 ‘홍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의 아이디어를 통해 삼체 문명과 통신하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삼체 문명에서 온 메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메시지에 답신하지 마라. 나는 우리 문명의 평화주의자다. 답신을 하게 되면 너희의 위치를 특정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너희를 점령하러 갈 것이다]
예원제는 아무에게도 보고하지 않은 채 조용히 답신을 보냅니다.
[지구로 와라. 당신들이 이쪽 세계를 점령하는 것을 도와주겠다. 우리의 문명은 이미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잃었다.]
그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요?
소설이 길어 많이 압축해서 쓴다고 썼는데 제 미약한 요약이 이 장대한 이야기의 매력을 다 담아내진 못하겠지만,
조금이라도 여러분의 흥미를 끌었다면 좋겠습니다.
무더운 여름엔 집에서 방콕하면서 서늘한 우주 SF 삼체를 읽어보는 건 어떠실지요..?
음악은 정말 제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친구이기도 해서 좀 길어요.
10대에는 락에 미쳐있던 시기였습니다. 그때의 감성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사회에 대한 반항, 나 자신에 대한 고찰, 상대의 잘못을 직설적으로 까내리는 가사는 단순한 사람에게도 직접 와닿습니다. 그래서 사회인으로서 탈출하고 싶을 때마다 락을 찾아 듣습니다. 락 중에서도 sum41, 그린데이, 뮤즈, 니켈백 등 같은 80.90년대 메탈, 펑키 락을 좋아했습니다. 가장 즐겨 듣는 곡은 하나를 찝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80,90년대의 락은 근본입니다.
20대 초반에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그런지 j-pop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일본 j-pop이 보통 주제가 사랑에 한정되어 있지 않고 가사가 문학적이라 마음에 안정을 받고 싶을 때 듣게 됩니다.
애니메이션 ost는 아니지만 일본 드라마 ost로 나와 제 j-pop 입문곡을 소개해드리자면, 요네즈 켄시‘레몬’입니다. 요네즈 켄시가 작업 중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만든 곡인데 한국에서도 가수들이 리메이크를 많이 한 곡이기도 합니다. 한번 가사와 함께 감상해 보세요.
20대 중반은 회사 입사하고 나서는 심신 안정으로 클래식 장르를 많이 들었습니다. 베토벤 교향곡,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라벨 등 나의 심신 분위기에 맞는 곡들을 찾아들었습니다.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동물의 사육제'와 유자왕의 우람한 팔뚝근육을 꼭 보셨으면 합니다.
요즘은 내한공연 준비로 다양한 음악을 듣지는 않습니다. 뉴에이지 음악이나 10월에 공연 예정인 오아시스 가사를 읽어보고 있습니다. 그 후에는 내년 4월에 있는 My Chamical Romance 내한공연 준비하러 음악감상할 것 같습니다.
ps. 여러분들에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소절을 공유드리자면.. 10대에 즐겨 듣던 sum41의 fat lip 노래의 가사를 공유드립니다. 제 가치관 형성에 많은 영향을 준 락 가사입니다. (실제 음악이 매우 시끄러울 수 있어서 음악감상 시 주의 부탁드립니다.)
I don't wanna waste my time
난 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Become another casualty of society
사회의 또 다른 피해자가 되고 싶지 않아
I'll never fall in line
난 정해진 규칙대로 가지 않을 거야
Become another victim of your conformity and back down
당신에게 순응하는 또 다른 피해자가 되지 않을 거야 그리고 굽히지도 않을 거야
매체 내 인물들에 나와 동질감을 느낄 정도로 관찰한 적이 오래돼서... 그나마 친근감이 드는 인물을 고민하다가 뽑아보았습니다.
혹시 일본 애니메이션 ‘은혼’을 아시나요? B급 만화이면서 병맛 만화라서 진입장벽이 좀 높긴 합니다. 은혼에 나오는 시무라 신파치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주인공급이지만 조연입니다.
이 친구가 동질감이 드는 이유는 ‘안경’이 ‘시무라 신파치’의 정체성을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시무라 신파치는 안경만 나와도 시무라 신파치라고 표현될 정도입니다. 시무라 신파치 연관검색어에 '시무라 신파치 안경'이 나올 정도니까요.
저도 초등학생 때부터 ‘안경’을 벗은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안경’은 저를 나타내고 표현하는 데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매체에서 패션안경을 끼거나 사람이 이쁘게 꾸밀 때 안경을 벗고 렌즈를 끼는 등 본인의 정체성으로 안경이 표현되는 경우가 극히 드문데요. 이렇게 한결같이 안경에 집중하는 캐릭터는 오랜만이라 기억에 오래 남는 캐릭터인 것 같습니다.
올해 생긴 관심사는 ‘건강’입니다. 요즘 새치가 많아지고 근육통, 생리통 등의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손 경련과 붓기 등 관절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어서 건강 컨텐츠를 자주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최근 국가건강검진 결과표를 받았는데 또 한 번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서 최소한의 운동이라도 하려고 하는데 습관화들이기가 쉽지가 않아요. 지금 무쇠소년단 2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기를 받고 있는데요, 여러분 무쇠소년단 꼭 보세요! 너무 재밌어요. 운동 에너지 잔뜩 얻어가실 수 있습니다!!
건강에 대해서 제가 굳이 영업 안 해도 다들 중요함을 알고 계실 테니 '무쇠소년단' 예능 프로그램을 영업하겠습니다!
시즌1에는 철인 3종 경기를 준비했는데 이번에 나온 시즌2는 복싱 경기를 준비 중에 있어요. 줄넘기, 팔 굽혀 펴기, 윗몸일으키기 하면서 땀 흘리는 모습으로 대리만족 하실 수도 있고, 운동에 대한 열망이 다시 살아날 수도 있어요!
저는 무쇠소년단 보면서 팔굽혀펴기랑 윗몸일으키기 오랜만에 해봤는데 근육 존재를 오랜만에 느꼈습니다.
여러분들 티빙에서도 시청이 가능하니까 우리 같이 운동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