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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69년생 14화

자취방

by 김귀자



3월.

아직은 쌀쌀하다.

고등학교를 진학하여 읍내로 왔다.

이제 언니와 살게 되었다.

자취방은 간이 옷장, 책상, 책장이 놓여 있고, 아래목 벽은 옷을 걸도록 되어있었다.

둘이 살기에 넉넉한 공간은 아니었던 것 같다. 문은 미닫이 문이었고, 창호지를 바른 문이었다.

부엌은 연탄 아궁이에 물을 데우는 제법 큰 냄비가 있었고, 찬장, 석유곤로가 있었다.

부엌으로 들어가는 문지방이 높았다.


언니와 나는 8살 차이가 난다.

그때는 학교 급식이 안되던 때라, 매일 도시락을 싸주었다.

토요일은 반공일이라, 점심으로 안성탕면을 지주 먹었다.

양은 냄비에 계란 2개를 넣어 끓인 라면은 맛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니 언니가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막내여서 할 줄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내손으로 옷을 한번도 산 적이 없었고, 모든 것은 언니가 해주었다.

그때 나는 돈가스도 처음 먹어보았다.

소풍 때는 김밥도 싸주었고, 담임 선생님도 갖다 주라고 했다.

선생님은 블어를 가르쳤다. 결혼은 하지 않으셨고, 대구 사투리가 있었다.

어느날은 자취집에 같이 사는 연자언니가 우리 선생님 자취방에 데리고 간적이 있다.

학교에서 보다 다정하게 대해주셨다.

연자 언니는 우리 선생님과 많이 친한 것 같았고, 어려워 하지도 않았다.

그 언니는 영화를 많이 좋아해서, 영화관을 자주 갔다.


안집 할머니는 우리방에 가끔 오셔서, 할아버지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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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작가, 듣기만 해도 설레는 이름이다. 매일 설레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싶다. 한 줄이라도 좋다. 읽어 주는 분의 삶에 감동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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